▲ LG 트윈스 투수 손주영. ⓒ곽혜미 기자
▲ LG 트윈스 투수 손주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LG는 2017년 2차 1라운드에서 경남고 졸업 예정자인 좌완 손주영(24)을 지명했다. 큰 체격에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는 기대였다.

입단 이후 그 기대치를 완벽하게 충족한 적은 없었다. 1군에서도 꾸준하게 관심을 가진 선수였지만, 전체적인 제구 난조 속에 1군에서 유의미한 생존 기록을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읽힌다. 기교가 크게 좋아진 건 아닌데, 공에 자신감이 붙었다.

지난해 예열을 거쳐 LG의 5선발 후보 중 하나로 발돋움한 손주영은 1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물론 kt가 베스트 라인업으로 손주영을 상대한 건 아니지만, 3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1실점도 하지 않았다. 무난하다는 표현보다는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하루였다. 팀도 5-0으로 이겨 기쁨은 두 배였다.

포심·슬라이더·체인지업·커브 레퍼토리는 그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전부터 다 던지던 구종이었다. 기교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선수가 된 건 아니었다. 그러나 같은 공이라도 하더라도 자신감이 실렸다. 1회 무사 1,2루의 위기를 넘긴 뒤로는 더 안정적인 피칭으로 3회까지 달려 나갔다. 합격점을 받을 만한 투구였다.

1회 무사 1,2루 위기도 있었지만 kt의 간판 타자인 강백호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스스로 상승 동력을 찾았다. 시속 143㎞의 바깥쪽 꽉 찬 패스트볼이 강백호를 얼어붙게 했다. 이어 라모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배정대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패스트볼 승부가 돋보였다. 때로는 공이 날리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패스트볼에 자신감을 얻은 듯 과감하게 스트라이크존을 향해 돌진했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의식해서인지 예전처럼 피해가지 않고 힘차게 공을 던졌고, 이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양상이었다. 특기인 낮은 쪽 제구는 물론 존을 전체적으로 잘 활용했다. 2회와 3회의 투구 내용 또한 무난했다. 이날 잡아낸 4개의 삼진은 모두 포심패스트볼에서 나왔다. 

LG는 현재 선발진에 확정된 네 명의 투수(켈리·플럿코·임찬규·이민호)가 우완이다. 꼭 좌완이 로테이션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구색과 미래를 생각하면 젊은 좌완 선발이 하나 있으면 좋다. 손주영 임준형을 테스트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5선발 후보 중 가장 인상적인 구위를 보여주고 있는 선수가 손주영이고, 앞으로 이런 흐름을 이어 나간다면 개막 로테이션 승선도 꿈은 아니다. 손주영이 ‘가능성’이라는 단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LG의 시범경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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