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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전력 앞에 자존심 따위야… SSG 실학 프런트, 감격의 개막 2연전

작성일: 2022.04.05 06: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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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첫 등판에서 역사적인 투구를 한 SSG 윌머 폰트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첫 등판에서 역사적인 투구를 한 SSG 윌머 폰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 프런트는 지난 오프시즌 선발진 구성을 놓고 여러 난관을 마주해야 했다. 지난 시즌 도중 나란히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서저리)을 받은 문승원 박종훈은 후반기나 되어야 정상적인 가세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전반기에는 있는 자원으로 버텨야 했는데 지난해에 비해 획기적인 전력 보강 요소가 없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김광현의 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었기에 어떻게든 이는 전력을 쥐어짜고, 외부에서 전력을 수혈해야 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선발 트레이드 시장은 굳게 닫혀 있었다. 검증된 선발투수를 줄 팀은 아무도 없었다. 지난해 중반에 트레이드를 여러 차례 타진했던 류선규 단장조차 “지금은 아예 전화조차 오지 않는다”고 푸념할 정도였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선발 보강을 위해서라면 프런트의 자존심조차 내려놓은 정황도 몇몇 보였다. 우선 롯데와 재계약에 실패한 베테랑 노경은(38)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테스트 제안이었다. 현역 연장을 꿈꾸고 있었던 노경은도 흔쾌히 수락했다. 2주 정도의 테스트를 거쳐 영입을 확정했다. 연봉 1억 원에 별도의 옵션까지 걸었다. 옵션이야 실행 가능성이 크지 않은 수준이었다고 해도 “방출된 선수에게 연봉을 너무 많이 준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사실 타 팀에서 방출된 선수였고, 그런 선수를 ‘모셔왔다’는 건 구단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투수들을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는 구단의 실패를 인정하는 모양새로 보일 수도 있어서다. 그러나 전력 보강이라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던 SSG는 망설임이 없었다. 

외국인 에이스 윌머 폰트와 재계약 협상에서도 난항이 있었다. 폰트는 한국에 남고 싶어 했다. 그러나 에이전트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몇몇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영입 제안이 있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투수 시장이 꽉 막혀 있다는 것을 에이전트가 모를 리도 없었다. 첫 협상부터 요구 조건이 세게 나왔다. 

SSG도 폰트의 기량은 인정하고 있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100만 달러로 영입 가능한 폰트 수준의 투수는 없었다. 적당한 금액에서 재계약을 하려 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상으로 145⅔이닝 소화에 그친 폰트였다. 에이전트의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받아준다는 것 자체가 구단의 자존심과 연관이 있는 문제일 수 있었다. 하지만 전력이라는 대의명분만 생각한 SSG 프런트는 인센티브 조건에 이닝 비중을 크게 높이는 선에서 합의를 봤다.

그랬던 겨울의 기억이 NC와 개막 2연전에서 빛을 봤다. SSG는 2일과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개막 2연전을 모두 접전 끝에 잡고 최상의 스타트를 끊었다. 타격이 그렇게 활발하지 않았던 가운데 결국 선발투수들의 호투가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공교롭게도 오프시즌 자존심을 다 내려놓고 잡은 폰트와 노경은이 나란히 잘 던졌다.

폰트는 2일 KBO리그 역사를 썼다. 비록 팀 타선이 9회까지 단 1점을 내지 못해 공식적인 ‘퍼펙트게임’을 인정받지는 못했으나 9회까지 27명의 타자에게 단 한 차례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KBO리그 역사상 9이닝 퍼펙트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스프링캠프부터 “지난해보다 더 좋아졌다”는 호평을 받은 폰트는 그 평가가 과장이 아님을 과시하며 올 시즌 기대치를 한껏 부풀렸다.

3일 선발로 나선 노경은도 6이닝 동안 단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감격의 승리를 거뒀다. 캠프 시작 전부터 이미 위력적인 공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은 노경은은 이날 힘 있는 공과 다양한 변화구를 십분 활용하며 NC 타선을 침묵시켰다. SSG 프런트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만한 창원 2연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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