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그때 김원형 감독님(SSG)이 선발이셨다”
김종국 KIA 감독은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 경기를 앞두고 잠시 시간여행을 떠났다. 김 감독은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사상 처음으로 신인이 개막전 리드오프를 맡은 사례(1996년)로 구단 역사책에 남았다. 자격이 있었다. 이미 아마추어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친 선수였다. 여기에 부동의 리드오프인 이종범이 방위 복무차 자리를 비운 것도 있었다.
김 감독이 예전 기억을 꺼낸 건, 26년 뒤 자신의 뒤를 이은 한 내야수 때문이었다. 2022년 팀의 1차 지명을 받은 김도영(19)은 2일 광주에서 열린 LG와 시즌 개막전에 선발 리드오프 자리에 당당히 이름을 써 내렸다. 김 감독은 대졸이었다. 반면 김도영은 대학 4년의 경험이 없다. 프랜차이즈 첫 고졸 신인 개막전 리드오프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김 감독은 김도영이 그런 자질을 갖췄다고 믿었다.
김 감독은 김도영의 긴장감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그래도 난 대졸이었고 나이도 좀 있었다. 아마추어 때 국가대표 경기, 큰 경기, 아시안게임까지도 했는데 막상 (개막전) 만원관중을 보니 위축되고 그런 게 있었다. (안타는 못 치고) 볼넷 하나를 골랐는데 경기는 졌다”고 떠올리면서 김도영의 어깨에 올라간 짐의 무게를 헤아렸다.
반대편 더그아웃의 류지현 LG 감독도 김도영 덕에 자신의 KBO리그 첫 경기를 떠올렸다. 류 감독 역시 신인 최대어 중 하나였고, 1994년 LG의 시즌 개막전에 나갔다. 류 감독은 “난 9번 타자로 나갔다”고 웃으며 과거를 회상했다. 류 감독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 계속 1번을 쳤는데 신인이 (개막전) 1번에 들어가면 부담을 가질 수 있어서 개막전에는 9번을 넣는 계획이 있다고 말씀해주시더라. 2차전부터 1번에 들어갔다. 내 기억으로는 첫 날에 3타수 무안타였다”고 웃었다.
이처럼 아마추어 시절에 대단한 활약을 한, 그것도 대졸 신인들도 개막 시리즈에서는 긴장감이나 압박감을 피해가지 못했다. 내색은 잘 하지 않았지만 김도영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범경기 최고의 스타였지만 역시 정규시즌은 조금 달랐다. 가뜩이나 강한 LG 마운드의 선수들은 좀처럼 좋은 공을 주지 않았다. 특히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나 커터 등의 구종에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다. 김도영은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기다리는 것보다는 과감하게 휘두르는 쪽을 택했지만, 공이 생각만큼 방망이 중심에 맞지 않으며 힘없는 뜬공들이 많이 나왔다. 개막 2연전 성적은 9타수 무안타였다.
그러나 KIA와 김 감독은 기다리기로 했다. 김 감독은 어차피 김도영은 1번을 쳐야 할 선수라고 굳게 믿는다. 김 감독은 “김도영은 자기 스윙도 했던 것 같고, 얼굴 표정을 보면 똑같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이겨낼 것이라 믿는 것이다. 오히려 의기소침하지 말고 편하게 하라, 더 과감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김 감독은 “더 못해도 된다”고 못을 박았다.
주전 유격수였던 류 감독 또한 김도영의 재능을 대번에 알아봤다. 류 감독은 “하드웨어가 참 좋더라. 몸의 균형도 20살 선수답지 않았다”면서 “몸의 밸런스나 스로잉도 그렇고 괜히 좋은 선수라고 주목하는 게 아니구나, 그런 인상을 받았다”고 루키의 성공적인 성장과 안착을 기원했다. 김 감독과 류 감독 모두 현역 시절 뛰어났던 내야수 출신들이다. 김도영에 대한 따뜻한 말과 확신이 그냥 덕담으로만 들리지는 않았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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