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민호 ⓒ곽혜미 기자
▲ 강민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남아 있는 선수들도 삼성 유니폼 입고 1군에서 연봉 받고 뛰는 선수들이에요."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포수 강민호(37)가 주변의 우려에 너무도 당연한 답변을 했다. 삼성은 개막을 앞두고 구자욱, 오재일, 이원석, 김동엽, 김상수 등 주축 타자들이 컨디션 난조로 대거 이탈하면서 라인업 구성에 애를 먹고 있다. 강민호, 호세 피렐라, 김헌곤 등 남은 주축 타자들의 몫이 훨씬 커졌다. 그중에서도 개막 후 3경기 모두 4번타자로 나선 강민호가 가장 큰 책임을 안고 뛰고 있다. 

강민호는 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결승 투런포를 터트리며 6-5 역전승을 이끈 뒤 "지금 라인업에서 부담을 갖고 뛸 선수는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 신인들이고, 부담 갖고 뛰기에는 어리다. 주전들이 다 빠진 상태에서 부담감을 안고 경기를 뛰고 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신인 이재현, 김재혁과 올해로 3년차인 김지찬 등 젊은 선수들, 오선진과 최영진 등 백업으로 경험이 많은 선수들을 중용하며 일단 버티고 있다. 포수 강민호와 김태군은 동시에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고 있다. 둘 중 하나는 지명타자로 뛰어야 그나마 최상의 전력을 꾸릴 수 있어서다. 

남은 선수들이 뜻밖의 무거운 짐을 진 것은 사실이지만, 안쓰러울 이유는 없다. 강민호는 "솔직히 팀 분위기가 어수선하긴 하다. 그래도 1군에 있는 선수들은 다 1군 선수들이다. 베스트 라인업으로 경기를 하면 좋겠지만, 있는 선수로 하는 게 프로야구 선수의 의무다. 남아 있는 선수들도 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1군에서 연봉을 받으면서 뛰는 선수들이다"고 힘줘 말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이 승리 뒤 이례적으로 "반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삼성은 6-4로 앞선 8회 3루수 강한울의 실책이 실점의 빌미가 돼 6-5로 쫓겼고, 9회에도 유격수 오선진의 실책으로 선두타자를 내보내면서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경기를 펼쳤다. 

허 감독은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열정적으로 뛰는 게 좋았다. 다만 경기 후반에 집중력 부족한 플레이는 아쉬웠다"며 빈자리를 채우려는 플레이가 아닌, 그 자리의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플레이를 해주길 바랐다.  

김지찬은 "현재 형들이 많이 빠져 있지만, 지금 있는 선수들도 프로 선수들"이라고 강조하며 "지금 남은 선수들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버티겠다"고 다짐했다. 

강민호는 일단 동료들이 건강하게 돌아올 때까지 4번타자로서 해결사 임무를 다하려 한다. 그는 "최대한 나한테 기회가 왔을 때 해결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빠진 선수들이 돌아오면 내가 못 쳐도 다른 친구들이 칠 기회가 있지만, 지금은 내가 기회를 못 살리면 진다. 최대한 내가 타점을 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경기에 나선다"며 후배들을 잘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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