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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가 FA 투수를 영입했나요? 아니요, 벼랑 끝 투수를 건졌습니다

작성일: 2022.04.12 08:2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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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첫 2경기에서 호투하며 자신의 야구인생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한 노경은 ⓒSSG랜더스
▲ 시즌 첫 2경기에서 호투하며 자신의 야구인생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한 노경은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광현(34)의 복귀를 생각도 안 하고 있었던 SSG의 오프시즌 최대 과제는 선발진 보강이었다. 그러나 FA 시장에 SSG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선발투수는 없었고, 트레이드 시장도 굳게 닫혀 있었다.

그때 노경은(38·SSG)이 롯데와 재계약이 불발돼 시장에 나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화기를 들었다. “이대로 끝내기는 아깝다”는 생각에 새 팀을 찾고 있었던 노경은은 흔쾌히 테스트 제안을 받아들였다. 양쪽의 절박함이 만난 겨울이었다. 

롯데 투수코치 시절 노경은과 함께 한 기억이 있는 김원형 SSG 감독이 직접 강화에 와 노경은을 지켜봤다. 기대 이상이었다. 김 감독은 노경은의 성실함을 잘 알고 있는 지도자였다. 젊은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그렇게 테스트를 통과해 1년 연봉 1억 원에 계약했다. 그런데 이 1년 계약이 프리에이전트(FA) 영입급 효과를 낼 줄은 당시까지만 해도 아무도 몰랐다.

최선을 다해 몸을 만들었다. 베테랑의 진심은 성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제주 캠프에서는 국내 투수들 중 오원석과 더불어 가장 좋은 구위를 뽐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감독은 제주 캠프가 끝나가던 시점, 노경은을 외국인 투수 뒤에 붙는 3선발로 낙점했다. 그만한 구위를 보여주고 있었다. 최고 140㎞대 중·후반의 빠른 공을 던지고 있었고, 장점인 다양한 변화구도 더 예리해져 있다는 판단이었다.

영입 효과는 확실하다. 노경은은 시즌 첫 두 번의 등판에서 11이닝을 던지며 2승 평균자책점 0.82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운이 좋은 게 아니었다. 볼넷은 2개뿐이었고, 피안타율도 0.135로 뛰어나다. 이닝당 1명의 주자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으며(WHIP 0.64) 세부지표에서도 뛰어난 숫자를 기록 중이다. 새 팀에서의 완벽한 출발을 알린 셈이다.

총액 100억 원 이상의 계약이 속출한 지난 오프시즌 시장에서 화려한 선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어쩌면 가장 절박한 선수 중 하나였다. 그에게 보장된 계약은 없다. 1년 성과로 현역 연장이 이뤄진다. 아직 끝낼 때가 아니라고 믿는 노경은의 준비는 나이를 먹을수록 더 철저해진다. 다행히 시즌을 앞두고 감은 좋았다. 노경은은 캠프 당시 “2012년과 2013년에 걸쳐 2년 연속 10승을 했을 때 이후로 가장 좋은 감”이라고 웃기도 했다. 그것이 단순한 느낌이 아님은 정규시즌 개막 후 잘 드러나고 있다.

당초 기대치도 수정되고 있다. SSG는 팔꿈치 수술로 재활 중인 문승원 박종훈이 제대로 가세할 시점을 후반기로 잡고 있다. 그 전까지 노경은이 로테이션을 지키며 이닝만 소화해줘도 연봉 값어치는 충분히 한다고 봤다. 하지만 첫 2경기에서의 성적은 조금은 더 욕심을 부려도 괜찮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팀이 필요한 위치라면 어디에서나 던지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노경은이 SSG에 FA급 효용을 안겨다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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