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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11년 만에 '1차지명 선발승'…역사적 첫걸음이다

작성일: 2022.04.29 15:03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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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 김시훈 ⓒ NC 다이노스
▲ NC 다이노스 김시훈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선발이 무너지면 필승조가 나갈 수 없으니까. 그래서 김시훈(23)이란 카드를 꺼낸 거죠."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의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 1 군 무대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르는 김시훈을 설명하는 내내 확신과 믿음을 보였다. 신민혁, 이재학 등 국내 선발진의 붕괴와 함께 팀은 최하위로 처졌지만, 김시훈은 NC에 희망을 안기는 존재였다. 

김시훈은 사령탑의 믿음에 보답했다.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4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하며 9-5 승리를 이끌었다. NC는 2011년 창단하고 11년 만에 처음으로 1차지명 투수가 선발승을 챙기는 감격스러운 순간과 마주했다. 

대체 선발투수로 충분히 기량을 펼쳤다. 김시훈은 최고 구속 150㎞에 이르는 직구에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평소 자신 있어 하는 변화구들을 적절히 섞어 공 86개로 5이닝을 버텼다.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자기가 믿고 던지며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이 감독의 설명 그대로였다. 

김시훈은 NC에 뽑힌 순간부터 팀을 향한 애정이 컸다. NC는 2018년 1차지명으로 마산고를 졸업한 김시훈을 선택했는데, 창단하고 처음으로 창원 마산 지역에서 뽑은 1차지명 선수였다. 지명 이전에도, 지명할 때도 지역 선수 풀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나 김시훈은 "차세대 선발투수감"으로 높이 평가 받았다. 김시훈은 NC의 부름을 받고 처음 마산구장을 방문하던 날 마산고 교복을 일부러 챙겨 입고와 지역 출신의 자부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1군 무대에서 1승을 올리기까지 과정이 험난했다. 김시훈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1군 등판 기록이 하나도 없었다. 프로에 온 뒤로 직구 구속이 140㎞ 초반대에서 더 오르지 않고, 제구도 잡히지 않아 애를 먹었다. 2019년까지 퓨처스리그 30경기에 등판해 3승10패, 82이닝, 평균자책점 6.04로 고전한 뒤 현역으로 입대해 군 문제부터 해결했다. 

김시훈은 군대에서 그동안 부족했던 점들을 복기하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구속을 끌어올리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에 중점을 두면서 체지방은 유지하고 근육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운동했다. 또 결과가 안 좋을 때마다 투구 폼을 이것저것 수정하던 과거는 잊고, 한 가지 투구 폼으로 일정하게 던지는 훈련을 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이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고 올해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6선발로 준비하다 개막에 맞춰 필승조로 합류했다. 이날 선발 등판 전까지 구원 등판한 9경기에서 1홀드, 11⅓이닝 무실점으로 맹활약했다. 삼진 14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7개일 정도로 제구가 많이 안정됐고, 직구 구속은 151㎞까지 나오니 마운드에서 점점 자신감을 찾아 나갔다. 

이 감독은 신민혁의 대체 선발투수로 김시훈을 선택하면서 "(김)시훈이가 겨우내 6, 7번 선발투수로 준비를 하다가 5선발 체제로 가면서 중간 투수로 들어갔다. 신민혁이 제구 난조를 보여 뺐는데, 김시훈이 잘 던지더라. 군대 가기 전에 선발을 하기도 했고,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자기가 믿고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으니까 결과가 좋게 나올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이어 "선발이 무너지면 필승조가 나갈 수 없으니까. 김시훈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선발을 데리고 갈 수 없는 상황에서는 준비한 카드를 꺼내야 한다"고 덧붙이며 4년 넘게 스스로 부딪히며 성장한 김시훈의 호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1차지명 타이틀에도 오랜 기간 2군만 전전하자 "야구 안 하냐"는 핀잔을 들어야 했던 김시훈. 이제는 NC 마운드의 상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리고 구단 역사에 남을 첫걸음을 내디디며 "야구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증명했다. 

올봄 김시훈에게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고 물으니 "누구나 알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NC라고 하면 가 가장 먼저 내 이름이 생각났으면 좋겠다"고 답하며 웃었다. 그날의 다짐은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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