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더라도 시도해야 했다"…구단주도 벌떡, 7연속 KS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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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내가 죽더라도 그 순간에는 그런 플레이를 시도해야 팀에 좋은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왜 두산 베어스가 지난 7년 동안 한국시리즈 무대에 개근 도장을 찍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두산 허경민(32)이 안타를 2루타로 바꾸는 과감한 주루플레이로 물꼬를 트고, 베테랑 오재원(37)이 해결하며 치열한 접전을 끝낸 순간. 경기를 관람하던 박정원 구단주(60)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함박웃음을 지었다.
허경민은 27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5-5로 맞선 8회말 2사 후 타석에 섰다. 5-3으로 앞서다 8회초 투수 임창민이 박건우에게 볼넷을 내주고, 양의지에게 좌월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은 뒤였다. 두산은 이날 좋은 타격감을 자랑했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김재환이 8회말 달아날 점수를 뽑아주길 바랐으나 각각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나 자칫 NC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갈 수도 있었다.
허경민은 앞서 NC와 이번 시리즈 7타석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던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냈다. 우중간 2루타를 날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정석대로면 단타성 코스였는데, 허경민은 치자마자 멈추지 않고 1루를 돌아 2루까지 내달렸다. 중견수 박건우가 2루까지 한 번에 송구했다면 아웃 타이밍이 될 수도 있었지만, 2루수 서호철이 중간에서 커트한 덕분에 시간을 벌었다.
NC 배터리는 허경민의 2루타에 크게 흔들렸다. 다음 타자 오재원은 허경민보다 더 노련한 베테랑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160으로 타격감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임정호의 커브를 툭 갖다 맞혀 중견수 오른쪽에 적시타로 6-5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오재원은 두 팔을 뻗으며 결승타 세리머니를 했고, 관중석에 있던 박 구단주도 팔을 뻗으며 승리의 기쁨을 함께했다.
허경민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2루까지 뛰어간 이유는 내가 죽더라도 그 순간에는 그런 플레이를 시도해야 팀에 좋은 영향이 있지 않을까 했다. 모처럼 승리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가 나온 것 같아 기분 좋았다"고 했다.
이어 허경민은 결승 득점을 기록한 뒤 평소보다 더 크게 포효한 것과 관련해 "내 플레이가 1점을 만들었구나 하는 그런 행복감에서 나온 세리머니인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허경민과 오재원은 두산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왕조를 세울 때 주축으로 활약했다. 오재원은 포스트시즌 통산 87안타로 현역 1위, 역대 2위에 올라 있고, 허경민은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이 0.324(222타수 72안타)다. 두 선수 다 국가대표 경험도 풍부하다.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 장면을 중계하면서 허경민과 오재원의 경험을 강조했다. 김 위원은 "큰 경기에 강한, 집중력 있는 선수들이 있다. 왜 오재원이 국제대회나 큰 경기를 치르면서 항상 김태형 감독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허경민이 단타로 2루까지 갔기 때문에 오재원에게 집중력을 심어준 것이다. 야구는 단순한데 그걸 잘하는 게 두산"이라고 칭찬했다.
두산은 이날 값진 승리로 2연승을 달리면서 시즌 성적 13승8패를 기록해 2위를 지켰다. 선두 SSG 랜더스(17승4패1무)와는 4경기차다. 두산은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대기록을 향한 희망을 조금씩 키워나가고 있다.
한편 허경민은 이날 친 2루타로 개인 통산 2루타 200개를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83번째 기록이다. 허경민은 "내가 큰 기록을 세우는 그런 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동안 큰 부상 없이 최선을 다했기에 이런 기록을 달성한 것 같다. 스스로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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