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쿠바야구, WBC 수준 아냐"…망명 선수 '쿠바 드림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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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쿠바 야구 대표팀의 빨간 헬멧은 한때 국제대회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통했다. 6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차지했다. 지난해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제외하면 모든 대회 결승전에 쿠바가 있었다는 얘기다. 18세 이하 야구월드컵에서도 가장 많은 금메달(11개)를 보유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 본선 탈락으로 현대 쿠바 야구의 한계가 드러났다. 쓸만한 선수들은 이미 망명해 메이저리그나 KBO리그 등 수준 높은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다. 국제대회 때마다 선수들의 집단 이탈과 망명이 반복되면서 '쿠바 출신 선수'와 '쿠바 야구' 사이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쿠바리그를 보면 지금의 국가대표팀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나라를 대표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쿠바인들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그리고 해외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더 원한다. 그들이 쿠바 밖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하고, 그 선수들(망명선수)이 WBC에서 뛰는 것을 원한다."
'쿠바 미사일' 아롤디스 채프먼은 쿠바 출신 야구선수로 이뤄진 새로운 WBC 대표팀을 꿈꾼다.
ACPBP, 쿠바 프로야구 선수협회는 내년 3월 열릴 WBC에서 '쿠바 대표팀'이 아닌 '쿠바 출신 드림팀'이 뛸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WBC는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가 주관하는 대회가 아닌 만큼 쿠바를 떠난 선수들도 대표팀 자격이 있다는 얘기다. 이 단체는 곧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WBC 출전 자격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열린 네 차례 WBC에서 쿠바 출신 메이저리거들은 출전하지 못했다. 쿠바야구연맹의 동의 없이 망명한 선수들은 국가대표 자격을 상실했다. 그러다 보니 전력은 약해졌다.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는 최근 쿠바 야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뛴 쿠바 선수는 모두 26명이다. 채프먼과 네스터 코르테스(양키스), 랜디 아로사레나(탬파베이), 요르단 알바레스(휴스턴), 호세 어브레유(화이트삭스) 같은 메이저리그 최상위급 선수들도 있다. 그러나 지금 규정대로라면, 쿠바야구연맹이 빗장을 풀지 않는 한 이들은 WBC에 출전하지 못한다.
'혈통'으로 범위를 넓히면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 에릭 호스머(샌디에이고) 등도 쿠바 드림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후보가 된다. ACPBP 마리오 페르난데스 회장은 "팬들이 SNS에서 누가 대표팀에 뽑혀야 하는지 토론하는 것을 봤다"며 많은 쿠바인들이 메이저리거들의 WBC 출전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당연히 쿠바야구연맹과는 마찰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쿠바야구연맹 후안 레이날도 페레스는 ACPBP 창립에 대응해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그들의 목표는 스포츠가 아닌 정치에 있다"며 쿠바야구연맹만이 WBC에 출전할 수 있는 쿠바 대표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쿠바 밖의 쿠바 선수들은 나라를 위해 뛰기를 바라고 있다. 2013년과 2017년 WBC에서 미국 대표팀으로 뛰었던 호스머는 "쿠바 드림팀에 속할 수 있다면 영광이다. 가족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레나도 역시 "쿠바 최고의 선수들이 나라를 위해 뛸 수 있어야 한다"며 간접적으로 ACPBC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전했다.
디애슬레틱은 "ACPBP가 WBC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몇 주 안에 결정될 것이다. 7월 안에 결정되면 대표팀 구성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여기에는 멕시코와 한국,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도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야시엘 푸이그(키움)와 호세 페르난데스(두산),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 등이 쿠바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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