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리그 최고의 깜짝스타로 떠오른 네스터 코르테스
▲ 올 시즌 리그 최고의 깜짝스타로 떠오른 네스터 코르테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그가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어요”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이자 리그에서 가장 비싼 투수인 게릿 콜은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 포함되어 있는 선수다. 5일(한국시간)까지 11경기에서 64⅔이닝을 던지며 5승1패 평균자책점 2.78의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아직 경력에서 사이영상 트로피가 없는 콜로서는 욕심을 낼 만한 위치다.

그러나 그런 콜은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내가 아니다”면서 “이 선수가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난 그 근처에도 있지 않다”고 자세를 낮췄다. 콜이 지목한 선수는 팀 동료인 좌완 네스터 코르테스(28)였다. 콜은 “아마 그의 트로피 진열대에는 아직 많은 공간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농담도 덧붙였다.

콜의 말은 단순히 동료를 띄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실제 코르테스는 현시점 올해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투수 중 하나다. 코르테스는 10경기에서 60이닝을 소화하며 5승1패 평균자책점 1.50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완벽한 시즌 출발이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즌 출발이다.

코르테스가 이런 피칭을 보여줄지는 아무도 예상을 못했다. 그의 경력은 지금까지 보잘 것이 없었다. 2017년 볼티모어의 1라운드(전체 9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고,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경력은 인상적이지 않았다. 심지어 룰5드래프트로 이적까지 했을 정도다. 2020년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했고, 지난해 뉴욕 양키스와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경기 스타일도 마찬가지다.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구속은 평범하다. 그러나 너무나도 좋은 제구를 가지고 있다. 자신이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종을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진다. 볼도 그냥 볼이 아닌, 타자를 긴장하게 하는 코스로 정확하게 던진다. 여기에 여러 가지 투구폼으로 상대 타자를 헷갈리게 한다. 언더사이즈 투수가 이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했던 치열한 고민들이 모두 녹아있다.

코르테스는 콜의 이런 칭찬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이 마음에 든다”라고 받아쳤다. 겸손의 표현이다. 

그런 코르테스는 실제 경력에서 상을 받은 적이 별로 없다. 그는 자신의 수상 경력에 대해 언론사인 마이애미 해럴드가 선정하는 지역 고교 퍼스트팀에 든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미 화제성까지 인정받은 만큼, 이런 활약이 계속된다면 진열대에 가장 값진 트로피를 전시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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