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뛰어오른 알렉 마노아(오른쪽) ⓒ스포티비뉴스DB
▲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뛰어오른 알렉 마노아(오른쪽)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알렉 마노아(24)는 토론토 선발 로테이션의 막내로 팬들의 귀여움을 듬뿍 받았다. 서글서글한 이미지에 공까지 잘 던지니 팬들이 예뻐할 수밖에 없는 선수였다.

그런 마노아는 팀 선배이자 팀 에이스인 류현진(35)을 많이 쫓아다녔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류현진의 집까지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했다. 경기장에서는 항상 붙어다녔다. 류현진의 사진에 상당수 등장한 건 그만큼 가까이 있었다는 의미였다.

2021년 시즌이 끝난 직후, 동료들과 헤어지기 전 마노아가 가장 먼저 사진을 찍자고 달려든 선수 또한 류현진이었다. 류현진도 한참 어린 마노아의 적극적인 자세가 싫지 않았는지 알뜰하게 챙긴 정황이 많았다.

그랬던 마노아는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다. 데뷔 2년 만에 아메리칸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우뚝 섰다. 2년차 선수라 아직 이미지가 조금 약한 부분은 있지만, 성적을 놓고 보면 이런 평가가 쉽게 이해가 된다. 마노아가 데뷔한 이후, 아메리칸리그에서 그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 투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아메리칸리그에서 30경기 이상을 선발로 던진 투수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투수가 마노아다. 마노아는 자신의 첫 30경기에서 15승3패의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함과 동시에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리그 전체를 따져봐도 이 기간 마노아보다 더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손에 꼽는다. 코빈 번스(밀워키‧2.45), 맥스 슈어저(워싱턴→LA다저스→뉴욕 메츠‧2.48), 카를로스 로돈(시카고 화이트삭스→샌프란시스코‧2.69), 파블로 로페즈(마이애미‧2.72), 조 머스글러브(샌디에이고‧2.77)가 전부다. 현재 5명의 선수는 모두 내셔널리그 소속이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은 너무나도 멀게 느껴지던 트로피였지만, 지금의 마노아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세이버매트리션인 톰 탱고가 고안한 사이영상 예측 모델에서 마노아는 29.5점을 얻고 있다. 이닝, 자책점, 탈삼진, 승리가 주요 지표가 되는 이 모델에서 승리와 탈삼진, 이닝 모두 고른 점수를 얻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현재 이 부문 아메리칸리그 1위는 마틴 페레즈(텍사스)로 32.3점이다. 2위는 셰인 맥클라나한(탬파베이)으로 32.1점, 3위는 네스터 코르테스(뉴욕 양키스)로 31.8점이다. 마노아가 4위로 이 세 명을 바짝 쫓고 있다. 선배인 류현진도 못했던 사이영상 수상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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