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50)이 선배 감독에게 제대로 한 수 배웠다. 

다저스는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경기에서 4-9로 뒤진 9회초 대혼란을 초래했다. 로버츠 감독은 야수인 잭 맥킨스트리를 마운드에 올려 투수를 아끼고, 남은 아웃카운트 3개를 처리하게 하려 했다. 미국 현지 취재진은 "다저스가 백기를 들었다"고 이 상황을 표현했다.

그런데 심판진이 마운드에 오르려는 맥킨스트리를 막아섰다. 적장 벅 쇼월터 감독(67) 역시 손가락 6개를 펼쳐 보이며 어필을 했기 때문.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현장 관계자들, 미국 현진 취재진, 중계 방송을 맡은 해설진까지 모두 어리둥절해 하는 상황에서도 쇼월터 감독은 정확히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 

쇼월터 감독이 손가락 6개를 펼친 이유는 간단했다. 메이저리그 규정상 야수의 마운드 등판은 6점 이상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와 연장전에서만 가능하다. 그런데 맥킨스트리가 등판을 시도한 시점의 점수차는 5점에 불과했다. 

혼란에 빠진 다저스는 결국 대거 선수를 교체해야 했다. 맥킨스트리는 6번타자 3루수 윌 스미스 자리에 들어갔고, 투수 에반 필립스가 급히 불펜에서 팔을 풀고 마운드에 올랐다. 

▲ 벅 쇼월터 뉴욕 메츠 감독.
▲ 벅 쇼월터 뉴욕 메츠 감독.

쇼월터 감독은 다저스가 상황 숙지를 하지 못한 것을 빌미로 필립스가 불펜에서 몸을 풀 시간을 벌며 경기를 지연하자 또 한번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노장 감독에게 여러모로 한 방 얻어맞는 로버츠 감독은 이래저래 망신만 당한 채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미국 현지 중계진은 "이런 규칙은 알기 어렵다"고 다저스 측을 두둔했지만, 로버츠 감독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한 꼴이 된 다저스는 4-9로 지면서 2연승을 마감했다. 반대로 메츠는 5점차에도 필승조를 투입하며 끝까지 1승 확보에 전력을 다했다. 쇼월터 감독이 여러 모로 로버츠 감독을 한 수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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