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전병우. ⓒ곽혜미 기자
▲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전병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정현 기자] “백업들의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잘 없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얘기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전병우(30·키움 히어로즈)는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전을 앞두고 홍원기 키움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 경기(4일 한화 이글스전) 전병우는 극적인 홈런포를 쳐냈다. 팀이 1-3으로 뒤지고 있는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서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2점 홈런으로 3-3을 만들었다. 키움은 전병우의 한 방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10회초 야시엘 푸이그의 솔로포로 승부를 4-3으로 뒤집으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전병우의 홈런 한 방에는 사연이 있다. 올 시즌 박병호(kt)가 FA 이적으로 떠나며 공석이 된 1루를 두고 동료와 경쟁을 펼쳤지만, 확실한 임팩트를 심어주지 못했다. 주로 경기 후반 대타나 대수비를 맡았다.

한정된 기회를 살리고자 간절했지만, 결과는 따라주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 26일 LG 트윈스전에서 7회 주심의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며 배트를 던져 퇴장 조치 됐다. 이후 좌익수에서 1루로 자리를 옮긴 김태진이 수비 도중 당한 장기 부상으로 팀을 이탈하자 미안한 감정으로 늘 마음이 무거웠다.

홍 감독은 LG와 3연전이 끝난 뒤, 풀이 죽어 있던 전병우에게 “백업이기 때문에 언제 출전할지 몰라 불안하겠지만, 팀에 없어서 안 될 선수다. 나 역시도 너와 비슷한 시기를 겪었다”며 따뜻한 말을 건넸다. 진심이 통했을까. 전병우는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결정적인 홈런을 터트렸다.

▲ 4일 극적인 홈런을 쳐낸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전병우(오른쪽). ⓒ곽혜미 기자
▲ 4일 극적인 홈런을 쳐낸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전병우(오른쪽). ⓒ곽혜미 기자

7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전병우는 사령탑과 대화가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한정된 기회에도) 어떻게든 결과를 만들어야 하니 (심리적으로) 쫓길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얘기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백업들의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잘 없다. 감독님도 비슷한 상황에서 야구를 하셨기 때문에 너무나도 마음에 와 닿았다”고 얘기했다.

여전히 영웅 군단의 주전 1루수를 두고 전병우, 김수환, 김웅빈 등 다양한 선수들이 경쟁 중이다. 전병우도 주전 자리에 관한 꿈을 키울 법하지만, 오히려 마음을 비웠다.

전병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전에 욕심이 상당했지만, 올해는 캠프 때부터 그런 마음을 내려놨다. 백업이든 선발이든 주어진 것에 알맞게 열심히 준비하려고 생각한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 언제든 나갔을 때 내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내가 생각한 대로 야구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준비 열심히 하고 있다”며 각오를 밝혔다.

홍 감독의 진심 어린 한마디로 깨어난 전병우는 그렇게 묵묵히 자신에게 올 다음 타석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올 시즌 키움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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