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재능에 김원형이 물을 뿌렸다… 쑥쑥 크는 최경모, SSG판 작은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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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김태우 기자] “내야 백업은 수비 능력이 우선입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지난 2월 제주 스프링캠프 당시 야수 로스터 구성의 원칙을 밝혔다. 사실 좌익수 정도를 빼면 대다수의 주전들이 정해진 SSG에서 관심은 내‧외야 백업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쏠렸다. 김 감독이 정한 원칙은 확실했다. 수비력을 위주로 보겠다고 했다.
SSG의 내야는 3루에 최정, 2루에 최주환, 유격수에 박성한, 그리고 1루에는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이 있었다. 여기에 멀티 백업인 베테랑 김성현까지 5명의 승선은 확정이었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했는데 김 감독은 수비 우선의 원칙을 내세웠다. 그렇다면 어떤 선수의 수비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보는지를 묻는 게 해답이 될 수 있었다. 이 질문에 김 감독은 “최경모의 수비가 가장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사실상 답을 준 것이나 다름없었고, 최경모는 그렇게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다. 처음에는 대수비, 대주자로 많이 뛰었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나 2루수는 물론 3루에서도 백업 몫을 했다. 괜찮은 주력을 갖춰 대주자로도 자주 나섰다. 다만 쓰임새는 거기까지였다. 그런데 주전 2루수인 최주환의 부진이 계속되자 최경모에게도 공격의 기회가 생겼다.
들쭉날쭉한 타격 기회였으니 감이 잘 안 잡히는 건 당연했다. 그러나 꾸준히 출전하자 타격에서도 알토란같은 몫을 해주고 있다. 장타를 갖춘 타자는 아니지만 정확한 콘택트와 작전 수행으로 팀 하위타선에 큰 도움이 된다. 18일 현재 34타석을 소화한 최경모의 타율은 0.394에 이른다. 장타가 있든 없든 타율 0.394의 성적이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리 없다.
최경모는 “꾸준하게 출전하면서 타격 기회를 가지니 점차 공이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상승세는 이어진다. 17일 사직 롯데전에서 3안타를 때리며 분전한 최경모는 18일 롯데전에서도 내야안타 두 개를 기록하면서 팀 공격을 상위타선으로 넘기는 데 결정적인 몫을 했다.
사실 고등학교 때까지 야구를 정말 잘한 선수였다. 최경모의 고교 시절을 기억하는 송태일 SSG 스카우트 팀장은 “키가 너무 작아서 그렇지 수비는 뛰어났다. 특히 어깨는 그 당시에도 최고였다. 방망이도 그럭저럭 쳤다”고 떠올리면서 “키가 작고 힘이 부족해 대학 졸업할 때 보자고 생각했던 선수”라고 했다. 야구를 잘했던 기억이 있는 최경모를 SSG는 2019년 2차 6라운드에서 지명했고, 군에도 일찍 보내 미래를 대비했다.
이런 숨은 재능에 물을 뿌린 김원형 감독도 흐뭇하다. 김 감독은 “출장 시간이 늘어나다보니까 타격에서도 잡히는 것 같다. 요즘 같으면 주전으로 안 쓸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수비가 좋은데다 공격까지 잘하기 때문이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것도 거대한 장점이다. 유격수를 본다고 해서 2루나 3루가 쉬운 건 결코 아니다. 2루는 동작이 완전히 반대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3루는 유격수와 바운드 자체가 아예 다르다. 그냥 되는 게 아니다. 그런데 최경모는 그걸 다 해내고 있다. 김 감독은 “다른 쪽으로 옮기면 좀 어색하고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경모는 다 한다. 그래서 개막부터 지금까지 쭉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가능성을 확실하게 내비친 만큼 앞으로도 SSG 내야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 감독도 “이렇게 인정을 받으면 나중에 주전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했다. 17일 경기 중 코칭스태프는 최경모를 보고 “우리도 삼성의 김지찬과 같은 선수가 생겼다”고 좋아했다. 동료들은 “SSG의 김선빈”이라고 불렀다. 최경모가 이렇게 쑥쑥 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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