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진승현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진승현 ⓒ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롤모델은 지금 3명이에요. 고(故) 최동원 선배님, 오승환 선배님, 그리고 박세웅 형까지."

롯데 자이언츠 19살 루키 진승현의 꿈은 원대하다. 롯데 영구결번 레전드 최동원과 통산 357세이브를 자랑하는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 오승환(40, 삼성), 롯데 국내 에이스 박세웅(27)까지 롤모델이 무려 3명이다. 언젠가는 이들의 장점을 다 흡수한 리그 최고의 투수가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진승현은 "최동원 선배님의 '무쇠팔'과 커브, 오승환 선배님의 직구와 '돌부처'로 불릴 정도로 좋은 멘탈과 표정 관리, 그리고 박세웅 형의 커브를 닮고 싶다. 내가 지금 커브를 잘 못 던져서 그런지 그런 것들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라고 답하며 해맑게 웃었다. 

커브의 중요성은 프로 무대에 와서 느꼈다. 진승현은 "지금 변화구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체인지업이 완성이 덜 됐다. 슬라이더 하나로는 프로 무대에서 어려울 것 같았다. 커브를 고등학교 때는 거의 3타자 상대하면서 하나 던지는 정도로 별로 안 던졌다. 지금 커브가 100%는 아닌데, 70% 정도는 완성됐다. 스트라이크존 근처에는 가니까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슬로 커브를 장착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했다. 

진승현은 2022년 신인 2차 2라운드 14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우완이다. 진갑용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48)의 아들로 잘 알려져 있지만, 경북고 시절부터 상위 지명감으로 꼽히는 유망주였다. 충분히 롤모델들의 뒤를 이을 잠재력을 지닌 신인이다. 

진승현은 지난달 25일 1군의 부름을 받자마자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에 등판해 호평을 받았다. 1-5로 뒤진 4회초 1사 만루 위기에 등판해 1⅔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버티며 선방했다. 부담감이 심한 상황에서 데뷔전을 치렀는데, 첫 타자 김수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강심장을 보여줬다. 롯데는 이날 5-13으로 크게 졌지만, 진승현의 발견은 큰 소득이었다. 

▲ 롯데 자이언츠 진승현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진승현 ⓒ 롯데 자이언츠

데뷔전 호평에도 만족하지 않고 보완할 것들을 정리했다. 진승현은 "확실히 1군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바깥쪽에 완전 좋은 공을 던졌는데, 그걸 또 커트하는 것을 보면서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스트라이크존도 내가 느끼기에는 (2군보다) 더 좁았다. 더 집중해서 던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되돌아봤다. 

마무리투수 김원중(29)은 진승현에게 무조건 엄지를 들어줬다. 김원중은 "내가 신인 때는 저렇게 못 했다. 씩씩하게 하는 걸 보니까 앞으로 더 잘할 것 같다"고 칭찬한 뒤 "내가 2군에 내려가 있을 때 (진)승현이랑 캐치볼을 했다. 2군에 있는 선수들이 내가 무서운지 아무도 나한테 안 오는데, 승현이가 와서 캐치볼을 했다. 그때 공이 괜찮다 생각했는데 바로 (1군에) 올라오더라"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진승현은 2군에서 팀의 마무리투수와 함께 운동하는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공을 받으면서 내가 느끼는 것도 있고, 배울 것도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베테랑이시고 팀의 마무리투수니까. 캐치볼을 같이 하면서 '이렇게 하면 나도 똑같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캐치볼부터 어떻게 던지는지 그런 걸 배우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1군 와서 불펜에 있을 때도 김원중 선배님께서 조언을 정말 많이 해주셨다. 그때는 긴장을 정말 많이 해서 다 기억이 나진 않는데, '네 공을 던지고 와라. 후회하지 마라' 이 말이 딱 기억에 남아 있다"며 김원중의 조언을 늘 생각하며 마운드에 서겠다고 했다. 

아버지 진 코치도 아들의 데뷔전을 영상으로 다 확인한 뒤 야구계 선배로서 조언을 남겼다. 진승현은 "그냥 잘했다고 해주셨다. 슬라이더가 조금 빠지는 게 있으니까 집중해서 던지라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땀이 많아서 입에 자꾸 땀이 들어가서 침을 뱉었는데, 그게 중계화면에 잡혔는지 아버지가 안 좋게 보신 것 같더라. 침 뱉지 말라고 하셨다"고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최종 꿈은 크지만 당장 목표는 올 시즌 가능한 한 오래 1군에서 버티는 것이다. 진승현은 "올해는 가능한 1군에서 계속 버티고 싶고, 내년에는 더 성장해 자리를 잡고 싶다. 그렇게 계속 한 단계씩 성장하다 보면 내가 꿈꾸던 선수가 돼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하루하루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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