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척, 박정현 기자] “효과적인 카운트 싸움과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그런 모습이 구속보다는 우선시 되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2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안우진의 지난 경기(23일 삼성 라이온즈전) 투구를 돌아봤다.
안우진은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하이라이트는 8회였다. 마지막 이닝에도 8회 최고 시속 160㎞(전광판 기준)의 빠른 볼을 던지며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8회에만 안타 3개를 포함해 1실점 하며 위기를 맞았다. 코치진이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안정세를 찾지 못했다. 결국, 완봉승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던 안우진은 1사 1,2루에서 마운드를 김재웅에게 넘긴 뒤 내려왔다.
홍 감독은 “안우진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160㎞를 던질 수 있는 선수다. 160㎞는 만화로만 봤다. 내가 선수로 뛸 때는 놀란 라이언 정도가 그런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였다”며 제자의 활약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다만, 개선해야 할 점도 냉정하게 짚었다. “대구 경기(23일)였다. 160㎞를 던졌기 때문에 큰 이슈가 됐었다. 물론 이 선수에게 구속이 중요하지만, 8회 고비를 잘 넘기고 9회까지 갔더라면 선수 본인에게 완투승이나 완봉승 등 성장세에 있어 더 중요한 경기가 되지 않았을까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맞대결을 펼친 양현종과 덧붙여 김광현 등 KBO 리그 최고의 투수들과 비교해 참고할 분야를 얘기했다. “국내 제일의 선수들은 구속보다는 강약조절과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다. 안우진은 좀 더 도움을 받고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보고 있다. 결국, 선발 투수는 마운드에서 효과적인 카운트 싸움과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그런 모습이 구속보다는 우선시 되어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령탑의 마음이 전해졌을까. 안우진은 경기 초반 좋은 흐름을 가져갔다. 1회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상대로 커브-포심 패스트볼-체인지업의 볼배합으로 3구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 2회에도 선두타자 나성범을 0-2 빠른 카운트에서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상대 중심 타선을 잡아냈다.
그 외에도 슬라이더의 구속 차이(148~137㎞),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들을 활용했다. 최종 성적은 7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에이스 양현종과 승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안우진은 이날 승리로 올 시즌 전반기가 지나기 전 이미 개인 최다승 기록(종전 2021년 8승)도 '9'로 새롭게 썼다. 홍 감독의 바람대로 안우진은 그렇게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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