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최근 런던에서 그려져 화제가 됐던 '손흥민 벽화'에 대해 손흥민(29)은 "웨스트햄 팬이 그린 것으로 들었다"고 놀라워했다.

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아디다스에서 열린 '손 커밍데이'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답했다.

손흥민은 "웨스트햄 팬이 그린 것이라고 들었다"며 "그래서 구단 관계자에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보다 어려운 것이 아닌가'라고 농담했다"고 웃었다. 웨스트햄은 토트넘과 같은 런던을 연고로 하는 라이벌 팀.

손흥민은 2021-22 시즌 프리미어리그 23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또 지난달 대전에서 열린 칠레와 경기에서 A매치 100번째 경기를 달성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2년 한 해를 돌아봤을 때 가장 기뻤던 순간은

"월드컵을 나갔을 때도 기뻤고, 소속팀에서 시즌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마무리했을 때도 기뻤다. 그 두 순간이 가장 기뻤던 순간이다. 10회 연속으로 한 팀의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는 것이 기뻤다. 프리미어리그에선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것을 이뤘다. 이것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월드컵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곽혜미 기자

-찰칵 세리머니가 화제다. 시작한 계기는

"인터뷰에서 이야기했지만 골을 넣었던 상황이 특별하고 항상 기억하고 싶었다. 절대로 잊어버리고 싶지 않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었다. '그 순간을 캡처한다' 사진을 찍는 의미로 하게 됐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고 따라 해주는 것을 보고 '잘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혼자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

-A매치 100경기를 치렀다

사실은 조금 더 빨리했어야 됐는데 코로나 상황도 있었고 경기도 없어지면서 늦어졌다. 어릴 때부터 대표팀 꿈을 키웠다. 100경기를 뛸 것이라는 생각조차 못했다. 너무나도 큰 업적이다. 되돌아보면 내가 벌써 100경기나 뛰었구나, 가끔은 말이 안 되는 상상을 했다. 매일매일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102경기를 뛰었지만 그래도 나에겐 첫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롤 모델이라고 생각했던 지성이 형과 같이 운동장에서 젊음을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이었다. 방도 같이 썼다. 다 하나하나 기억에 남지만 대표팀 시작을 만들어 준 그 경기(시리아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축구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풋살 인기도 많아졌다.

너무 감사하다. 많은 분들이 축구에 관심을 갖고 축구에 쉽게 다가갈 수 있어 축구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감사드린다. 축구를 향한 열기와 관심이 식지 않게 축구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나도 그중 한 명으로서 어떻게 해야 더 재미 있을지 연구하고 노력하겠다.

-월드컵뿐만 아니라 시즌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시즌은 0에서 시작한다. 지난 시즌 많은 업적을 이뤄 냈지만 다 없어졌다. 새로운 시작이다. 스케줄상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와중에도 운동은 빼놓지 않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서라도 운동하고 촬영을 간다. 또 한국에서 경기를 한다. 첫 경기인데 몸 상태가 안 좋을까 봐 걱정이 된다. 한국 팬들에게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런던에서 벽화에 대한 생각은

처음엔 잠결에 봤다. 자고 있었는데 누군가 보내 줘서 처음에 봤을 것이다. 이게 지금 한국인가 영국인가 자면서 헷갈렸다.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구단에서 연락이 왔는데 그린 분이 웨스트햄 팬이더라. 웨스트햄 팬인데, 아들이 토트넘을 좋아해서 그렸다더라. 그래서 '웨스트햄 팬에게 사랑받는 건 골든 부츠보다 어려운 것 아닌가'라고 농담했다. 퀄리티가 너무 좋고 사랑받는 것을 느껴서 멋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공인구 모델로 리오넬 메시와 함께 서게 됐는데 당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또 공인구를 차 본 소감은

"직접적으로 경기에서 차 보진 못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선 다른 공을 쓰고 있다. 촬영장에서 몇 번 차 봤는데, 공이 가볍다. 월드컵을 기대하게 만들어 주는 공이다. (메시와 모델은) 꿈 같다. 이런 것을 생각하고 축구를 시작하진 않았는데,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선수와 옆에 있는 것조차 꿈같고 사진을 볼 때마다 행복하다.

-한국이 포르투갈과 같은 조다. 포르투갈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맞대결을 하게 됐는데

"많이 궁금해하는 것 같은데 다 똑같다. 가나도 그렇고 우루과이도 그렇고 기대된다. 어려운 상대이기 때문에 걱정이 드는 건 사실이다. 사실 호날두를 보기 위해 월드컵을 보러 간 게 아니다. 호날두를 만난다고 해서 그 기쁨과 설렘이 두 배가 되고 그런 건 없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해야 다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크다.

▲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곽혜미 기자

-이번 시즌 어떤 목표를 갖고 시즌을 출발할 것인지

"목표는 없다. 난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일상에선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운동장에선 욕심이 많다. 내가 어느 순간 목표를 잡게 되면 일찍 달성할 때도 있다. 그랬을 때 느슨해진 것을 경험했다. 매 시즌 날 성장시켜 준 약이 아닌가 싶다. 내가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고치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항상 나에겐 도움이 많이 됐다. 우승은 항상 선수로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보다 항상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임한다.

-해마다 항상 '모자라다', '보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다음 시즌 어떤 것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집에 와서 항상 축구를 틀어놓는다. 내가 했던 경기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것을 보면서 부족한 것이 보인다. 축구는 상황마다 정답이 없는 스포츠다. 이 땐 이런 움직임을 해서 우리 선수들에게 공감이 생기겠다.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데,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매 시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와 상대하는데, 팀 동료 벤탄구르가 '조심하라'고 말했다. 소속팀 동료와 상대하는

"우리 팀은 유난히 붙는 선수가 많더라.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우리끼리 장난을 많이 하고 친한 친구다. '너희 떨어지겠다', '우리랑 포르투갈이랑 올라갈 텐데' 이런 농담을 했다.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월드컵 팀들은 다 좋은 팀들이고 정말 준비를 많이 해서 올 것이다. 우리가 잘하겠지만 그들도 우리보다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팀 동료와 대표팀에서 만나는 기분은 항상 특이하다. 콜롬비아와 경기할 때 산체스와도 만났다. 월드컵에 팀 동료들 만나서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고 싶다."

-팀 동료들과 한국에 오게 됐는데

"너무 설렌다. 그런데 친구들이 오해하는 게 있다. 내가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하고 있다. 친구들이 맛있는 곳 많이 데려가 달라고 하는데, 내가 잘 모른다. 운이 좋게 레버쿠젠 때도 한국에 온 적이 있다. 세 번째 팀에도 한국에 와서 경기를 하게 되어 너무 좋다. 대표팀이 아닌 토트넘의 손흥민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특별한 기분이다. 잘하고 싶다. 축구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

-빅리그에 진출하고 경기력뿐만 아니라 선수들과 친화력도 화제다. 노리치시티와 경기에서 특히 화제가 됐는데

"엄청나게 긴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전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득점왕을 받아서가 아니라. 받아서 행복하기도 했지만. 친구들이 정말 어떻게 보면 남의 일인데, 자기 일처럼 좋아해 주는 것을 보고 내가 외국이 나와서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구나 생각해서 행복했다. 전반부터 2-0이 됐다. 감독님은 개인 수상에 대해 신경을 전혀 안 쓰는 분이다. 우리 목표는 하나다. '챔피언스리그가 가장 큰 목표'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마지막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챔피언스리그 진출하는 과정에서 전반전이 끝나고 우린 아직 끝난 게 아니고 우린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목표고 실수하지 않는 게 목표다. 그래도 우리는 소니가 득점왕을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마지막에 말해줬다. 사실 전반전에 멘탈이 나갈뻔했다. 기회를 놓치고, 교체로 들어오는 친구들마다 득점왕을 만들어줄게, 모우라, 베르흐바인 '한 골 더 넣어줄게'라고 이야기했다. 어떻게 보면 나와 경쟁하는 선수들인데. 그런 마음을 갖고 날 도와준 것 자체가 너무 고마웠다. 그런 상황을 보면서 득점왕을 한 것보다 더 좋았다.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고, 가장 친한 친구들처럼 지내고 있고 행복했다."

"케인은 호텔방을 가득 채워 줘야. (노리치시티와 경기까지) 일주일이 있었다. 일주일 동안 선수들이 골든부츠 가져와야 돼, 골든 부츠는 너 것이야 계속 그랬다. 특히 다이어는 한달 전부터 그랬다. 골을 넣을 때마다 달려와서. 처음엔 차이가 많이 나서 넘겼는데, 친구들이 설레하더라. 모든 선수들이 (선물) 리스트에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곽혜미 기자

-아버지의 '아직도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는 발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버지의 의견이기 때문에 거기에 살을 붙일 순 없다. 나도 월드클래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 발언에 동의한다. 나도 월드클래스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짜 월드클래스라면 논쟁이 펼쳐지지 않을 것이다. 저도 아버지 말씀에 많이 동의한다."

-주장으로 나서는 첫 월드컵이다. 박지성 주장, 기성용 주장 선배들을 많이 봤다. 부담감이나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생각하는 게 있는지.

"주장을 잘리지 않아야 한다. 월드컵까지 주장을 잘리지 않고 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 월드컵이라는 무대라는 부담보다 너무 큰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다. 브라질과 할 때도 그랬다. 세계에서 가장 큰 팀이니까. '하고 싶은 것 다하고 나오자'고 이야기했다. 형들도 다 그랬으니까. 주장으로서 월드컵을 가게 된다면 그냥 그 무대를 즐기라고 말하고 싶다. 4년에 한 번씩 오는 기회를 많은 부담과 부담감 때문에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팀 소집 때마다 이야기하지만 누가 됐던 즐겁게, 운동장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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