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무려 42년 만에 다저스타디움에 올스타게임이 돌아왔다. 오랜만에 돌아온 별들의 축제인데, 자리를 채운 로스앤젤레스 시민들, 특히 다저스 팬들 중에서는 경기 전부터 선수들에게 야유를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맥락있는' 분노였다. 

20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올스타게임'에는 저스틴 벌랜더를 필두로 요르단 알바레스(결장) 카일 터커, 프람버 발데스까지 4명의 휴스턴 선수들이 참가했다. 다저스타디움 관중석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 다저스 팬들은 이 선수들이 소개되자 기다렸다는 듯 야유를 쏟아냈다.  

▲ 휴스턴 소속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프람버 발데스와 저스틴 벌랜더, 카일 터커(왼쪽부터).
▲ 휴스턴 소속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프람버 발데스와 저스틴 벌랜더, 카일 터커(왼쪽부터).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를 4승 3패로 꺾고 우승했다. 그런데 2019년 11월 당시 휴스턴이 카메라 등 전자기기를 활용한 불법 사인 훔치기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마이크 파이어스의 폭로로 밝혀졌다. 다저스 팬들은 물론이고 선수들도 휴스턴을 향한 적개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후 휴스턴은 다저스타디움 원정마다 야유를 감수해야 했다. 

LA 타임스는 "4명의 휴스턴 선수 가운데 단 1명만 2017년 월드시리즈 멤버였지만 야유 탓에 누구도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팬들은 휴스턴 코칭스태프 소개 순서에도 야유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휴스턴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1976년부터 1983년까지 8년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1117경기에 출전했던 '다저맨'이다. 다저스는 그가 메이저리그 경력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팀이기도 하다. 베이커 감독은 앞서 팬들에게 "여기 대부분의 선수는 불법 사인 훔치기 스캔들 시절에 휴스턴 소속이 아니었다. 그들을 향해 야유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2018년 다저스에 잠시 머물렀지만 '우승 청부사'가 되지 못한 채 FA로 이적한 매니 마차도 역시 야유의 대상이 됐다. 마차도는 가벼운 미소로 야유를 넘겼다. 

코리 시거(텍사스)와 작 피더슨(샌프란시스코)은 환대를 받았다. 다른 팀 소속 올스타에게는 큰 관심을 주지 않았던 다저스 팬들이 '전 다저맨'의 귀향에는 기꺼이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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