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반기 1군 안착이 기대되고 있는 김도영 ⓒKIA타이거즈
▲ 후반기 1군 안착이 기대되고 있는 김도영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전반기 전체를 놓고 보면 다소 울퉁불퉁한 시기를 보냈다.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다가, 한참 달렸다가, 전체적으로 힘이 빠졌다가, 전반기 막판에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휴식기에 돌입했다.

KIA뿐만 아니라 큰 관심을 모은 ‘슈퍼루키’ 김도영(19)의 전반기도 그랬다. 올해 KIA의 1차 지명을 받으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김도영은 시범경기 타격왕이라는 상징적인 타이틀과 함께 팬들의 기대치를 한껏 부풀렸다. 그러나 역시 신인의 한계는 있었다. 5월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리그 관계자들이 김도영에게 기대를 거는 건 이유가 있다.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선천적인 운동 능력은 이미 검증을 다 마쳤다. 시즌 초반에는 쫓기는 양상이 역력했지만, 꾸준한 타격폼 교정으로 자신의 밑천을 만든 이후에는 여유가 보인다. 성적을 보면 오름세의 그래프를 뚜렷하게 읽을 수 있다.

김도영의 4월 OPS(출루율+장타율)는 0.445에 불과했다. OPS도 OPS지만, 보통 타자들 예상 성적의 선행 지표가 되는 볼넷 대비 삼진 비율이 너무 좋지 않았다. 김도영은 4월 24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볼넷은 단 두 개밖에 고르지 못했다. 그러나 이 수치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 후반기 김도영을 기대하는 가장 큰 근거는 여기서 나온다.

김도영은 5월 0.661의 OPS를 기록했고, 볼넷/삼진 비율은 0.36으로 조금 올라왔다. 6월 OPS는 0.641, 그리고 볼넷/삼진 비율은 0.5였다. 7월에는 OPS 1.050의 수준급 성적을 거뒀고, 삼진 4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 5개를 골라 이 비율에서 1을 넘어섰다. 확실히 예전보다 타석에서 여유가 생겼고, 더 이상 공을 따라가기 급급한 모습들이 잘 나오지 않는다. 아웃이 되더라도 자기 스윙을 한다. 발이 빠른 선수라 인플레이타구 비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안타와 장타를 생산할 가능성이 커진다.

안치용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크루는 “현장에 있는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하면, 다 김도영이 가진 재질을 극구 칭찬한다. ‘이대로 주저앉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진 선수’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동의한 뒤 “김도영의 시즌 초반은 급한 게 눈에 보였다. 심리적으로 쫓기면 공을 쫓아다니게 되어 있는데 딱 그랬다. 자기 공을 기다렸다가 칠 만한 여유가 없었다.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선수는 볼넷보다는 안타나 홈런을 치려고 하기 마련”이라고 돌아봤다.

그러나 6월을 기점으로 그런 모습이 상당 부분 사라지고, 성적이 나오면서 심리적으로도 안정을 찾는 선순환의 궤도에 올라섰다는 게 안 위원의 평가다. 안 위원은 “치려고 덤비면 슬럼프가 길어질 텐데, 지금은 여유가 생겼다. 타격 메커니즘, 순발력, 센스, 힘 등 너무 많은 걸 가진 타자다. 경험이 쌓이면 실패를 하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매를 먼저 맞는 게 낫다. 백날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몸소 느끼고 실제로 해봐야 한다”고 초반 부진이 약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김재현 스포티비(SPOTV) 해설위원 또한 중계 중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김 위원은 “자신감도 생겼고, 여유가 생겼다. 불안한 마음이 들면 삼진을 먹을까봐 배트가 빨리 나간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안정되니 공을 골라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도영 스스로도 타격폼이 정립이 되면서 타석에서의 조급함이 많이 사라졌다고 자신했다. 반등의 발판을 만든 만큼 꼭 대박이 아니더라도 압박감에서 벗어나 차분하게 후반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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