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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달군 父子 기싸움…진갑용-진승현 “절대 안 봐줍니다”[SPO 사직]

작성일: 2022.07.23 05:30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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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지간인 KIA 진갑용 수석코치(왼쪽)와 롯데 신인 우완투수 진승현이 22일 사직구장에서 적으로 맞닥뜨렸다.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 부자지간인 KIA 진갑용 수석코치(왼쪽)와 롯데 신인 우완투수 진승현이 22일 사직구장에서 적으로 맞닥뜨렸다.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사직, 고봉준 기자] 집에선 같은 식탁을 쓰지만, 야구장에선 반대편 벤치를 지킨다. 가족으로 엮일 때는 영락없는 ‘닮은꼴 부자(父子)’지만,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을 때는 승부욕을 불태우는 ‘적대적 관계’다. KIA 타이거즈 진갑용(48) 수석코치와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진승현(19) 이야기다.

KIA와 롯데의 후반기 첫 번째 맞대결이 열린 22일 사직구장. 경기를 앞둔 양쪽 벤치에선 유독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렸다. 승부만큼 관심이 가는 부자 대결 때문이었다.

현재 KIA와 롯데 1군 엔트리에는 부자지간의 지도자와 선수가 있다. 바로 진갑용 수석코치와 루키 진승현이다. 현역 시절 공격형 포수로 활약한 진 코치는 오랜 기간 야구팬들에게 이름이 익숙한 지도자. 그리고 아버지의 뒤를 따라 야구를 시작한 진승현은 올해 경북고를 졸업하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1군에서 활약 중이다.

이번 3연전은 아버지와 아들이 처음으로 상대방이 되어 맞붙는 시리즈다. 지난달 25일 1군으로 올라온 진승현은 그간 KIA를 만나지 않았는데, 홈 3연전에서 아버지가 몸담은 직장과 적으로 만나게 됐다.

경기를 앞두고 먼저 만난 진승현은 “올스타전 휴식기 때 모처럼 아버지와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면서 “후반기 첫 번째 3연전 상대가 KIA라는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버지께 ‘절대 봐 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진승현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야구공을 잡았다. 이어 본리초와 협성경복중, 경북고를 거치며 최고시속 150㎞의 빠른 볼을 던지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성장 과정에서 외모만큼은 아버지를 빼닮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은 진승현. 그러나 진 코치와 한솥밥을 먹지는 못했다. 지난해 9월 열린 2022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의 2라운드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다.

비록 아버지와 같은 유니폼을 입지는 못했지만, 진승현은 프로에서도 빠르게 실력을 키웠다. 2군에서 경쟁력을 뽐낸 뒤 지난달 1군으로 올라와 순조롭게 적응을 이어가고 있다.

▲ 2012년 대전구장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에서 당시 삼성을 대표해 출전한 진갑용, 오승환, 류중일 감독, 김상수, 장원삼(뒷줄 왼쪽부터)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진갑용의 아들인 롯데 진승현. ⓒ삼성 라이온즈
▲ 2012년 대전구장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에서 당시 삼성을 대표해 출전한 진갑용, 오승환, 류중일 감독, 김상수, 장원삼(뒷줄 왼쪽부터)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진갑용의 아들인 롯데 진승현. ⓒ삼성 라이온즈

이런 아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아버지는 그저 뿌듯할 따름이다. 이날 게임을 앞두고 만난 진 코치는 “다행히 아들이 아직 1군에서 뛰고 있어서 만나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진)승현이가 이번 3연전에서 나올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는 1~3선발이 다 나가는 만큼 아들이 올라올 수 있는, 롯데가 크게 이기고 있는 상황이 생길지 모르겠다”며 짐짓 여유를 보였다.

경기 전에는 흐뭇한 장면도 연출됐다. 먼저 훈련을 마친 진승현이 KIA 벤치로 다가와 아버지의 직장 동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또, 진 코치와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잠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역시 냉정했다. 아들은 예고했던 대로 전력을 다해 KIA를 상대했다.

이날 롯데 선발투수 찰리 반즈가 6이닝 4피안타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한 뒤 7회초 마운드를 넘겨받은 진승현은 1이닝 동안 볼넷 1개만을 내주면서 무실점 호투했다. 2-4로 뒤진 상황이었지만, 더 이상의 추가점을 내주지 않기 위해 최고시속 147㎞의 직구와 각도 큰 슬라이더를 힘차게 뿌렸다.

출발만 좋지 않았다. 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마운드를 밟은 진승현은 선두타자 한승택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프로 데뷔 동기인 김도영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숨을 돌렸고, 박찬호와 이창진을 연달아 범타로 유도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경기는 KIA의 5-2 승리로 끝났다. 반즈를 상대로 3회에만 4점을 뽑은 KIA는 선발투수 토마스 파노니의 5⅓이닝 2실점 호투와 계투진의 철벽 릴레이를 앞세워 승리를 지켰다. 아버지는 승리를, 아들은 호투를 나눠 가진 하루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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