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이나 ⓒ KLPGA
▲ 윤이나 ⓒ KLPGA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오구(誤球) 플레이' 여진이 커지고 있다. 

300야드가 넘는 호쾌한 드라이브샷으로 큰 인기를 얻은 ‘장타 소녀’ 윤이나(19)가 자숙의 의미로 대회 출전 중단을 발표했다.

윤이나는 지난 25일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달 DB그룹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홀에서 자신의 오구 플레이(다른 선수 공을 치는 행위)를 인정했다.

오른쪽 러프에 빠진 공을 제 공인 줄 알고 쳤고 그린에서 자신의 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그대로 경기를 이어 갔다고 밝혔다. 경기 규칙에 따르면 3분 안에 자기 공을 찾지 못할 경우 1벌타를 받고 다시 티박스에 서야 한다. 다른 선수 공으로 플레이를 이어 가면 실격 처리된다.

윤이나는 사과문에서 "선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저의 불공정한 플레이로 참가한 모든 선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전적으로 제 잘못이다.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대한골프협회(KGA)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달게 받겠다. 동시에 성적에만 연연한 지난날을 처음부터 되짚어 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적었다.

윤이나가 잘못을 밝히고 사과문까지 냈지만 진정성 여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오구 플레이가 있은 지 한 달이 지난 뒤인데다 캐디가 당시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묵살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이 싸늘한 것이다.

대회 이후 오구 플레이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고 소속사에서도 최근 관련 사실을 직접 확인한 것이 뒤늦은 실토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시선이 강하다.

이 탓에 이번 일을 성적 지상주의, 결과 만능주의에 빠진 한국 골프계를 원점에서부터 되돌아보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실골프협회(R&A)는 규칙 위반을 숨기다 발각되면 중징계를 내린다.

윤이나는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출전을 취소했다. 이번 규정 위반으로 선수생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올해 KLPGA 투어에 데뷔한 윤이나는 300야드가 넘는 뛰어난 장타력으로 눈길을 모았다. 지난 3일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준우승, 17일에는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2022’에서 우승을 차지해 특급 신예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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