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에게 판정패 맛본 윤석민…“야구선수 1등 자리 뺏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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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서귀포, 고봉준 기자] “공식대회에서 졌으니 할 말 없네요, 하하.”
올 시즌 첫 번째 KPGA 코리안 투어 나들이를 마친 윤석민(36)은 홀가분하면서도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철저하게 준비도 하고, 감각 역시 나쁘지 않았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는 아쉬움이 흘러넘쳤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에서 통산 77승 86세이브를 거둔 우완투수로 활약하다가 2018년 은퇴 후 골퍼의 길을 걷고 있는 윤석민은 3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1·7326야드)에서 개막한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 원·우승상금 2억6000만 원)에서 초청선수로 출전했다.
이미 지난해 9월 비즈플레이-전자신문오픈을 통해 데뷔전을 치렀던 윤석민의 올 시즌 첫 번째 정규투어 참가였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첫날 준수한 샷 감각을 뽐내면서 7오버파로 선전했다. 더블보기 이상은 하나도 없었고, 보기만 7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보기 9개와 더블보기 3개, 트리플보기 1개를 치면서 18오버파로 부진했고, 결국 중간합계 25오버파 167타로 컷 탈락했다.
아쉬움에서 경기를 마친 윤석민은 다음날에도 핀크스 골프클럽을 찾았다. 선수가 아닌 갤러리 자격으로였다.
현장에서 만난 윤석민은 “오늘은 평소 좋아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왔다. 특히 김비오 선수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이번 대회는 정말 즐거웠다. 이틀 동안 재밌게 필드를 밟았다. 물론 너무 힘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내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윤석민이었다. 특히 둘째 날 급격히 무너진 대목이 두고두고 후회로 남는 눈치였다.
윤석민은 “사실 어제 2라운드를 앞두고 연습을 하는데 감각이 너무 좋았다. 역대 라운드 전 훈련 가운데 최고였다”면서 “그런데 야구를 할 때도 경기 전 느낌이 좋으면 그날 등판 내용이 좋지 않았다. 이번에도 우려하던 대로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자세한 이유를 묻자 윤석민은 “2라운드에선 한두 개가 문제가 아니었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숏게임 모두 힘들었다. 숏퍼트가 자주 놓쳤다”고 아쉬워한 뒤 “첫째 날에도 사실은 7오버파가 아니라 3오버파 정도를 쳤어야 했다. 버디 퍼트 몇 개를 놓치면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윤석민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야구선수 사이의 자존심 경쟁을 벌였다. 결과는 박찬호의 승리. 이틀 동안 12오버파를 기록하고 윤석민과 다른 프로 3명을 제쳤다.
윤석민은 “사실 박찬호 선배님과는 개인적으로도 자주 공을 치는 사이다. 내가 이기는 경우가 많지만, 공식대회에서 졌으니 할 말이 없다. 평소 자랑으로 여기던 야구선수 1등 자리를 뺏긴 셈이다”고 웃었다.
윤석민은 이날까지 갤러리로 SK텔레콤 오픈을 관전한 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아직 다음 정규투어 출전 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 추후 초청이 있다면 다시 선수로 뛸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지금은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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