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기술-집중력-전술 이해는 기본, 태극마크 가치 모르면 카타르 꿈꾸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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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지난 4년여를 A대표팀을 지휘한 파울루 벤투 감독은 빌드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반드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앞세웠다.
빌드업은 아시아권 팀을 상대로는 밀집 수비 파훼법에 고전하면서도 나름대로 효과를 봤지만, 브라질이라는 정상권 팀에는 몇m 가지도 못하고 볼 배급이 끊기기 다반사였다. 순식간에 조직이 무너지며 대량 실점 패배로 이어지는 문제도 답습했다.
카타르에서 한국은 H조에 편성, 우루과이-가나-포르투갈로 이어지는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16강 진출을 놓고 겨룬다. 조별리그부터 전력을 쏟아야 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체력은 기본, 우월한 체격과 집중력을 높이는 정신력까지 모두 갖춰야 한다.
국내에서 열렸던 6월 A매치 4연전에서는 수비에서 다소 불안감을 보이면서도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리더십과 결정력으로 어려움을 벗어났다. 물론 브라질에는 1-5로 대패하며 전력 차를 크게 느꼈다.
핑계를 댄다면 '괴물' 김민재(나폴리)가 부상으로 빠져 있어 정상적인 수비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중앙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도 전체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고 이탈했다.
하지만, 특정 선수가 빠졌다고 경기력이 흔들리는 것은 곤란하다. 감독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누가 나와도 일관되게 가야 하는 것이 모든 A대표팀에 요구되는 조건이다.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나선 벤투호는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정상적인 팀은 아니었다. 유럽파는 A매치 차출 규정 문제로 나서기 어려웠고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그리스) 입단을 위해 중국전만 뛰고 팀을 떠났다.
수비에서도 김영권(울산 현대)이 위장염 증세로 이재익(서울 이랜드)이 대체 발탁됐다. 이용(수원FC)은 아예 선발되지 못했다. K리그 일정이 빡빡해 엄원상(울산 현대), 나상호(FC서울)의 컨디션도 정상적이지는 않았다.
그래도 A대표팀 경험이 적지 않은 이들이 있었고 수비진과 수비형 미드필더의 경우 김민재를 제외하면 해외파가 적어 E-1 챔피언십도 중요한 무대였지만, 그동안 배웠던 것들이 흔적처럼 사라진 경기력을 보여줬다.
체력 회복은 쉽지 않았다. 국내에서 고온다습한 기후에 사흘에 한 번 경기를 치르고 있는 빡빡한 일정에서 정상적인 경기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았다. 다만, 벤투 감독은 중국전 뒤 홍콩전에서는 이원화를 시도했다. 중국전 선발진 대다수가 일본전에 나서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한 발 더 뛰는 일본의 움직임을 번번이 놓쳤다.
일본을 상대하면 신장의 우위나 힘처럼 피지컬로 누르라는 공식도 있었지만, 몸싸움에서도 밀렸다. 세트피스 수비에서도 하늘을 내주는 모습도 있었다. 월드컵에서는 용납되지 않는 열세라는 점에서 걱정거리는 더 커졌다.
가장 중요한 정신 무장은 잘 보이지 않았다. 뒤집으려 전술적 움직임에 기반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있었지만, 허탈함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과거 일본이 한국에 밀리면 보여줬던 것들을 반대로 노출하는 황망함의 연속이었다.
지난 13일 토트넘 홋스퍼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팀 K리그의 일원으로 소집됐던 권창훈(김천 상무)은 빡빡한 일정에 따른 체력 부담을 두고 "(손)흥민이 형은 1년에 60경기 이상씩 뛰고, 장거리 비행도 많다. 그런 부분들을 보면 대단한 것 같다. 지금 제 상황은 충분히 감당해야 하는 것 같다"라며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노력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런 모습들이 E-1 챔피언십을 소화한 벤투호 전체에 있었는지, 진한 물음표가 붙는다.
현대축구는 체력, 체격, 정신력은 기본 요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 안에서 전술, 전략이 융화된다. 시간 부족한 벤투호는 정리되는 선수단에 완벽함을 집요하게 요구해야 한다. 하나라도 떨어지는 선수는 낙마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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