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수원, 박정현 기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언제 해봤는지 기억이 안 난다. 정말 오래된 것 같다.”
장성우는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회 대수비로 출전했다.
4-4로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9회, 선두타자로 나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 1루를 밟았다. 이후 심우준의 희생번트와 조용호의 우전 안타로 3루까지 갔다. 1사 1,3루에서 타석에 선 배정대는 좌익수 방면으로 짧은 타구를 날렸지만, 장성우는 거침없이 홈으로 질주하며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플레이트를 쓸었다.
결과는 5-4로 kt의 짜릿한 한 점 차이 끝내기 승. 배정대의 외야 플라이도 좋았지만, 홈으로 과감하게 파고들었던 장성우의 주루도 돋보였다.
경기 뒤 이강철 kt 감독은 “장성우의 주루 플레이도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고, 끝내기 타점을 기록한 배정대도 “(장)성우 형 폭풍 질주가 없었다면 (끝내기를) 못했다. (성우 형은) 충분히 빨랐다. 세이프가 됐으면 무조건 빠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주인공인 장성우는 “(상대 좌익수가) 앞으로 뛰어오면서 잡은 것이 아니라 제자리에서 타구를 잡았다. 그런 타구가 나오면 홈으로 질주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그러다 보니 홈으로 들어왔던 것 같다. 생각했으면 망설였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는 대주자를 써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7회에 대주자를 쓰면서 내가 수비로 들어갔다. 대주자를 못 쓰는 상황이라 허무하게 죽지 말자고만 생각했다. 내가 하고도 놀랐다. (베이스에) 붙어있어야 할 사람이 뛰었기 때문이다. 정말 하나도 계획을 안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의 마지막 득점을 책임졌던 장성우의 유니폼은 흙으로 더럽혀져 있었다. 팀 승리를 이끌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가치가 있을 득점이었다.
장성우는 “사실 그냥 엎어진 것 같았는데, (슬라이딩을) 잘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언제 해봤는지 기억이 안 난다. 정말 오래된 것 같다. 나도 포수지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면 태그하기가 어렵다. (이)지영 형이 공을 약간 높은 위치에서 잡아 태그를 피하려고 했다”며 이날 슬라이딩 상황을 곱씹었다.
kt는 투혼을 발휘한 안방마님 장성우의 활약에 힘입어 키움을 5-4로 제압했다. 시즌 전적 56승2무45패로 어느덧 리그 3위 키움을 ‘3’ 경기차로 압박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