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정명석 역을 맡은 강기영. 제공ㅣ나무엑터스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정명석 역을 맡은 강기영. 제공ㅣ나무엑터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강기영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마무리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에 감사 인사를 보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첫 방송 0.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에서 무려 9회 만에 15배가 뛰어오르는 시청률 대박을 기록하며 신드롬급 인기 속 18일 종영했다.

강기영은 이번 작품에서 우영우(박은빈)의 멘토이자 스승인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 역을 맡아 다채로운 매력을 뽐냈다. 세상에 없는 '유니콘 상사', '서브 아빠' 등의 여러 별명을 얻으며 드라마 흥행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ENA 인기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종영을 앞둔 강기영은 17일 오전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갖고 드라마를 마친 소회와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다음은 강기영과의 일문일답.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정명석 역을 맡은 강기영. 제공ㅣ나무엑터스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정명석 역을 맡은 강기영. 제공ㅣ나무엑터스

 

-코로나19로 포상 휴가를 못 가서 아쉽지 않았나.

"코로나를 피해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쉽게 됐다. 애초에 일정이 짧아서 2박 밖에 못하는 일정이어서 위로받고 있다.(웃음)"

-뜨거운 반응을 실감하나.

"가족들에게 사인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식당에서는 예전에도 알아봐 주셨지만 훨씬 체감이 많이 된다. 마스크를 써도 알아보신다. 장모님도 너무 좋아해주시는데 조심해 주시는 거 같다. 저의 신비감을 조금 지켜주시는 느낌이다."

-자폐 스펙트럼을 다룬 작품이라 고민되지 않았나. 캐릭터에 중점을 둔 부분은.

"자폐 스펙트럼으로 뭔가 고민하진 않았다. 변호사는 로펌에서 가장 중요한 게 성과다. 의뢰인 보호 같은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 인물 자체가 편견이 없던 사람은 아니지만 (우영우가)실력으로 바로 증명 해내니까 그걸 더 강조해서 했다.

우선은 편견 자체가 무너졌다. 초반부터 우영우를 인정하기 시작했으니까.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는 배역이라 좋았다. 어쨌든, 우영우 변호사의 발상?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너무 좋아서 정명석 자체도 다시 초심의 변호사, 그 때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정명석은) 실수를 하는데도 계속 기회를 주는 상사인데 그런 모습이 흔치 않았다. 저부터도, 상사는 아니지만 연기 선배들이 있지 않나. 저는 당근을 주는 선배들에게 되게 많이 영향을 받았다. 힘이 많이 됐고 원동력이 많이 됐다. 그런 모습의 직장 상사가 아니었을까. 흔치 않다는 말이 속상하고 아쉽긴 한 것 같다. 그래도 없진 않으실 테니까 그런 희망으로 연기했다."

-드라마를 통해 많은 별명이 생겼는데 마음에 드는 수식어는.

"서브 아빠란 표현은 정말 처음 들어본 것 같다. 너무 신선하고 좋았다. 유니콘 상사도 좋았다. 어른미? 다소 철부지 삼촌 같은 역할을 많이 했는데, 그런 수식어들이 고맙고 감사했다."

-캐스팅 과정은 어땠나.

"감독님과 장난을 엄청 많이 친다. 제가 캐스팅 확정되기 전 리스트에 있을 때 제가 된 것처럼 가족들에게 꽃게를 샀다. 최종 미팅 때 '난 캐스팅이 됐다고 하고 꽃게를 샀다'고 했더니. 감독님이 '그럼 꽃게를 샀으니까 캐스팅을 하겠다'고 말도 안 되는 장난을 쳤다. 위트 있게 캐스팅을 해주셨다. 작가님께 여쭤보니 '미추리'를 너무 재밌게 봤다더라. '미추리' 팬이라서 캐스팅했다고 했다. 이미지가 반대라 실험적이었을텐데 감사하다."

-정명석과 실제 자신이 비슷한 부분은.

"일정 부분은 비슷하다. 똑같지는 않다. 숨겨놓은 자신보다는 연기를 조금 더 진심으로 임하는 계기는 된 것 같다. 감정 교류를 많이 하는 캐릭터였다고 생각한다. 그런 다른 에너지를 느꼈다. 감정을 주고받으면서, 단순히 말을 재밌게 하는 것보다는 그런 것이 훈련이 됐던 것 같다. 겁도 났다."

-슈트핏이 남달라 화제였는데 신경 쓴 점은.

"일전에 tvN에서 '런'이라는 마라톤을 하면서 군살이 좀 빠졌다. 그러면서 슈트를 입으니까 '착' 감기는 느낌이었다. 꾸준히 좀 달리기를 하면서 슈트를 입어보자 했다. 허벅지가 콤플렉스였다. 근육인 줄 알았는데 뛰어보니 살이었다. 빠지더라. 그리고 스트레칭을 많이 했다. 자세를 좀 펴고자 했다. 어깨가 많이 말려있더라.

달리기를 한 이유는 가장 효율적으로 체중관리를 할 수 있어서다. 5km 뛰면 30분 나오는데 체중관리에 도움이 많이 된다. 원래는 식단도 하는데 공복에 5~10km 뛰면 너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달라진 보디라인에 대해)스타일리스트 분이 별말은 없었는데 제 자신이 펴진 느낌이라 자신감이 붙었다. 말하자니 필라테스 선생님 같은데, 단축된 근육을 펴니까 공기도 많이 들어가더라.(웃음)"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정명석 역을 맡은 강기영. 제공ㅣ나무엑터스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정명석 역을 맡은 강기영. 제공ㅣ나무엑터스

-연기하며 답답했던 지점은.

"너무 FM 변호사라는 느낌에 갇혀있었다. 정명석과 강기영을 버무리지 못했다. 연기 고수들도 많이 오시니까 그런 분들을 보며 깨달았다. '왜 이렇게 갇혀있지?' 싶어서 조금씩 깨나갔다. 장승준(최대환)은 능글맞은 것도 너무 잘하니까. 법정신에서 너무 잘하는 걸 보고 '내가 왜 이렇게 재미없이 하고 있지'를 깨달았다. 감독님이 '기영 씨, 정명석에겐 '미추리'가 조금 나와도 돼요'라고 했다."

-애드리브도 화제였다.

"대사 중간중간에 공간들이 있지 않나. 잘 못 참는 것 같다. 채워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지 싶다. 영우가 자기 할 말만 하고 쓱 나가버리면 시간이 좀 빈다. 그걸 허투루 쓰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상황에 맞게 해보자 싶었다. 물론 안 나가는 것도 많다. 이번엔 운이 좋고 맥락에 맞아서 그런지 방송에 나갔는데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었다."

-가장 인상 깊은 애드리브는.

"단연 '한 마디를 안 져 이 씨'다. 오 이렇게까지 되게 좋아해 주실 줄 몰랐다. 정말 한 마디를 안 져서 한 소리인데 그렇다. 예전에는 스위트한 느낌의 미소를 되게 어려워했다. 내 영역이 아닌 거 같았다. 보통 대사가 없는 공간들이 있지 않나. 기분으로 표현해낸다는 게 많이 없었다. 그윽하게 바라본다. 감미롭게 웃는다가 없었다. 그 애드리브는 BGM도 도와줬다."

-우리가 모르는 애드리브도 있나.

"비방용이라 실제로는 안 쓰셨는데. '새들도 아가양'도 할 때 감독님이 거기 뒷부분 시간을 주셨다. 전화를 끊고 잠들려고 했지만 잠이 안와서 하는 말이었는데, 비속어가 섞여 있었다. 감독님과 스태프들은 너무 좋아했지만 비방용이라 쓸 수가 없었다.(웃음)"

-작품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늘 그럴 순 없겠지만 보는 분들이 정말 맘 편하고 행복하게 봤으면 좋겠다. 다음이 기다려졌으면 한다. 2년이란 어려운 시간 지나며 피로감이 쌓이지 않았나. 명랑하고 기분 좋은 드라마인데 에피소드도 짧게 끝나고,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겠다 싶다. 다 내려놓고 행복하게 보셨으면 좋겠다."

-이렇게 잘 될 줄 알았나.

"대본에 대한 믿음, 감독님에 대한 믿음은 있었다. 신생 채널이지만 넷플릭스에 같이 올라가긴 하지 않나. 드라마도 많이 했지만 신드롬이라고 불린 드라마는 처음이라 예상 못 했다."

-암에 걸린단 설정 이후 느낀 점이 있나.

"명석이가 암에 걸리는 게 비극적이긴 한데 암에 걸린다보다는 '방구뽕'이 나왔을 때 아이들 해방운동 하는 것에 몰입했다. 위암 자체는 드라마적으로 받아들였다. 아이들이 '놀자' 하는 울림이 제가 총각 때는 못 느껴봤던 그런 맑은 소리였다. 아역으로 출연한 아이들을 보고 '야 너희를 부모님이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을까' 하는 그런 마음이 들어서 너무 소중하더라 그런 것이 느껴졌다."

-함께한 후배들과의 호흡은.

"한바다 친구들 다 너무 웃기다. 짝짝꿍이 잘 맞았다. 카메라 쉴 틈이 없이 떠들었다. 하윤경 씨는 제가 맨날 '하윤기영'이라고 부른다. 여자 강기영이라고 한다. 너무 재밌고 유쾌하다. (주)종혁이도 권모술수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엄청 여리다. 그 친구도 저랑 비슷하다. 독립영화, 연극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친구라 더 애정이 갔다. 태오는 막상 많이 못 만났는데, 태오도 처음에 낯을 좀 가린다. 허당미가 아주 치명적 매력이다.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박)은빈이는 배울 점이 너무 많았다. 사실 정말 깜짝 놀랐다. 제가 조정석 배우를 너무 좋아한다. 현장을 너무 행복하게 아우르는 힘이 있고 연기도 재밌게 하는데, 그런 에너지를 은빈이한테 느꼈다. 어린데도 현장을 다 지켜보고 있고 특유의 개그감도 있고 그걸 연기로도 너무 잘 표현한다. 놀람의 연속이다. 법정용어는 말할 것도 없다."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정명석 역을 맡은 강기영. 제공ㅣ나무엑터스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정명석 역을 맡은 강기영. 제공ㅣ나무엑터스

-결말은 만족하나.

"결말에 대해서 너무 만족 한다. 명석이란 캐릭터 자체가 처음부터 좋았던 게 뭐냐면, 주인공 우영우가 중심에 있지 않나. 그 친구의 삶에 굉장한 영향을 끼치는 인물인데, 후반부에 그게 더 강조됐던 것 같다. '진짜 너무 훌륭한 역할인데 내가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라는 마음으로 마무리했다."

-시즌2 출연 의사가 있나.

"너무 좋다. 욕심난다. '우영우'에 대한 애정도 크고 가능하면 무조건 하고 싶다. 어쨌든 큰 그림을 그려야겠다. 가능하다면 새로운 법무법인을?(웃음)"

-실제 시력은 좋은가. 

"라식을 해서 1.5, 1.5를 잘 유지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안경을 안 쓰고 싶었는데 스마트한 느낌이 있어서 감독님이 끼고 하면 좋겠다고 추천해 주셨다."

-가장 맘에 드는 에피소드는.

"황지사 사건이 못 봤던 활약이라고 생각한다. 명석이가 시니어 변호사로서 활약할 수 있는 부분이 드러나서 좋았던 것 같다. 신입 변호사들이 우러러보는 리액션이 곧 저를 만들어주지 않나. 그런 게 너무 좋았다. '활약을 하나는 했구나' 했다. 2회가 남았는데 거기서도 법정에서의 성과보다는 우영우 변호사한테 더 큰 힘을 준다는 에너지라 너무 좋았다."

-'섹시하다'는 반응 이후 연출이 달라진 점이 있나.

"그걸 표현하기에는 촬영이 바로 끝났다. 그런데 잘 끝났다. 섹시에 갇혀서 캐릭터가 변질됐을 것 같다. '과 섹시'를 표현하려고 애쓰지 않았을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웃음)"

-인상적이었던 특별출연자는.

"구교환 배우다. 형이 같은 회사인데, 너무 프리하게 연기하는 타입이라 좋았다. 제가 권투를 잘 모르지만 원, 투가 날아와야 하는데 가끔 훅도 날아오는 라이브함이 너무 좋다. 어디로 칠까 긴장하며 연기하는 게 좋았다. 형의 강점은 정말 상상도 못하는 아이디어다. 저도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하는데 상상도 못한 걸 가져와서 보여주는데 그것도 어떻게 하면 연기다. 그런 용기의 유효타가 많았다. 

가령 '어머니가 많이 놀라셨겠네요'라는 대사인데 형은 '어머니가 뭐라고 말씀하셨던가요?'라고 했다. 대본하고는 좀 다르고, 준비할 시간이 없다. 방구뽕으로서 하는 얘기인 것 같다. 그런 긴장감이 더 좋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남자였다."

-내가 의뢰인이면 드라마 속 어떤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기고 싶은가.

"저의 승리를 위해서 저돌적으로 들이받는 변호사가 좋지 않을까. 제가 의뢰인이라면, 장승준 같은 변호사가 낫지 않을까.(웃음) 아이러니긴 하다. 제가 의뢰인 입장이라면 어쨌든 승소해야 이익이 되는 상황이니까. 제 이익만 생각해 주는 변호사를 찾겠지만, 어쨌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메시지가 그게 아니지 않나. 정의를 찾아가는 이야기니까. 정의롭지만 저의 이익을 챙겨주는 변호사를 찾고 싶다."

-우영우는 강기영에게 어떤 작품인가.

"저한테 다양한 캐릭터들이 들어올 수 있는 기회를 준 것 같다. 제가 선뜻 제안하기 어려운 역할을 할 수 있게 그 틈을 만들어준 역할을 우영우가 해준 거 같아서 너무 감사하고 애정 한다. 확실히 대본 폭이 넓어졌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 배우의 숙명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제 역할이니까. 한번 다양한 모습으로 신선하게 다가가고 싶다.

-차기작이 예정되어 있나.

정해진 건 없다. 제안이 온 건 있다. 명석이란 캐릭터로 스펙트럼을 넓혔다고 생각하는데, 가능하면 좀 더 넓힐 수 있는 그런 것이 들어오면 매력적으로 느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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