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 구스타보 ⓒ한국프로축구연맹
▲ 전북 현대 구스타보 ⓒ한국프로축구연맹
▲ 대구FC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 대구FC 세징야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연장 대혈투를 벌인 전북 현대-대구FC에는 서로가 가장 필요로 했던 자원이 없었다. 

18일 오후 일본 사이타마의 우라와 코마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전북-대구 단판 승부, 패하면 귀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하는 불운한 경기였다. 

양팀은 전반 신중한 승부를 이어갔다. 전북은 왼쪽 측면 수비수 김진수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기반해 중앙에 있던 제로톱 송민규의 마무리를 기대했다. 공격 2선에 노련한 김보경이 윤활유처럼 볼배급을 했다. 대구는 믿고 활용하는 세징야를 자유롭게 뒀다. 제카카 전방에 있었지만, 때로는 세징야가 최전방 공격수처럼 뛰었다. 

그러나 골 결정력은 양팀을 외면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특히 그랬다. 전북은 김진수, 맹성웅, 백승호 등을 활용했지만, 골대에 막히거나 영양가가 없었다. 대구도 다르지 않았다. 세징야의 날카로운 킥력이 있었지만, 마무리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높이의 김진혁, 정태욱, 제카카 있어도 소위 발밑 플레이는 불만족스러웠다. 

전반을 빈공으로 끝낸 양팀은 후반 한번의 집중력 저하로 실점을 허용했다. 전북은 1분 한교원이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의 압박을 뚫고 연결한 크로스를 송민규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송민규 제로톱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김상식 감독의 작품 성공이었다. 

하지만, 11분 대구도 동점골에 성공했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황재원이 전방을 향해 길게 롱볼을 시도했고 중앙수비수 윤영선이 발로 걷어내려 했지만, 놓쳤다. 이를 제카가 정확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후 양팀은 숱한 기회를 만들었지만, 골대에 막혔다. 특히 전북은 맹성웅의 프리킥이 허공으로 날아가는 아쉬움을 보여줬고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향했지만, 골은 쉽게 터지지 않았다.

90분 내에 승부를 끝내고 싶었다면, 양팀의 키플레이어가 탐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전북은 세징야의 강력한 킥이 필요했다. 연장전에서도 이승기, 김진수의 슈팅이 모두 골대에 맞고 나오는 불운을 피하지 못했다. 

대구는 구스타보의 예리한 머리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정태욱은 연장 시작과 함께 벤치로 물러났다. 제카도 부상으로 빠졌다. 김우석, 김진혁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구스타보는 높이로 대구 수비를 쉼없이 위협했다. 연장 후반 13분 구스타보의 날카로운 킥이 오승훈에게 막히는 등 어려움이 가중됐다. 

하지만, 대구가 필요했던 구스타보가 결국 김진규의 결승골 과정에 있었다. 추가시간 바로우의 왼쪽 측면 가로지르기를 문선민이 머리로 떨어트렸고 대구 수비가 걷어내려는 것을 구스타보가 몸을 던져 굴절을 유도했다. 절묘하게도 볼이 김진규 앞으로 갔고 결승골이 됐다. 

대구 수비는 바로우의 크로스 상황에서 구스타보의 움직임을 주시하다 문선민의 투혼을 실은 공중볼 경합을 1차로 놓쳤다. 이후 그라운드에 떨어지는 볼을 구스타보가 전북에 필요한 몸 던지기로 보여줬다. 대구의 2차 아쉬움이었다. 중요한 순간 필요한 자원이 역할을 해낸 전북의 2-1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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