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 ⓒ곽혜미 기자
▲ 이정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선수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KBO리그 최고 타자로 성장한 이정후(24, 키움 히어로즈)가 미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2017년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2023년 시즌 뒤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 KBO는 선수가 7시즌을 뛰면 원소속 구단의 허락 아래 해외 구단에 포스팅할 자격을 준다. 

서튼 감독은 지난달 30일과 31일 키움과 고척 2연전에서 이정후에게 호되게 당했다. 이정후는 2경기에서 6타수 4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두른 탓에 롯데는 이틀 연속 5-6, 4-5로 졌다. 이정후가 슈퍼 캐치나 보살로 롯데의 공격 흐름을 끊는 것은 덤이었다.

서튼 감독은 "다른 선수에게는 맞더라도 이정후에게는 점수를 주지 말자는 게 우리의 게임 플랜이었다. 그런데 만루 상황이라 이정후를 피할 수 없었고, 이정후가 좋은 수비도 펼쳤다. 중요한 상황에서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그래서 이정후인 것 같다"고 인정했다. 

이정후는 2017년 KBO 역대 최초로 고졸 신인 전 경기 출전(144경기)을 달성했고, 신인 최다 안타(179개)와 고졸 신인 최다 득점(111점) 기록하며 '슈퍼 루키'로 불렸다. 빼어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안타 생산 능력을 자랑했다. 올해까지 6년 연속 150안타를 달성했다. 박용택(은퇴), 최형우(KIA 타이거즈), 손아섭(NC 다이노스)에 이어 역대 4번째인데, 데뷔 시즌부터 150안타를 친 선수는 이정후가 유일하다.

이정후는 지난해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을 기록하며 데뷔 첫 타격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LG 트윈스 2군 감독이자 아버지인 이종범(52)과 세계 최초 부자(父子) 타격왕이 됐다. 이종범은 1994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타율 0.393로 타격왕에 올랐다. 이제는 꿈의 무대인 빅리그에 도전하지 않는 게 이상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서튼 감독은 1997년부터 2004년까지 빅리거로 생활했다. 2003년을 제외한 7시즌 동안 252경기에서 타율 0.236(572타수 135안타), 12홈런, 78타점을 기록했다. 주로 대타로 뛰면서 외야수 또는 1루수로 나섰다. 

메이저리거로 생활한 지는 오래됐지만, 서튼 감독은 이정후가 충분히 큰 무대에서 통할 재능을 갖췄다고 봤다. 그는 "이정후의 수비는 메이저리그 레벨이다. 다만 공격은 환경과 투수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할 것 같긴 하다. 이정후는 똑똑한 선수기에 충분히 조정해 나가면서 (바뀐 환경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통할 선수"라고 평가했다. 

서튼 감독이 이정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 본 이유는 다름 아닌 '명석한 두뇌'였다. 그는 "팬들은 이정후의 여러 기록이나 타격 능력을 보고 잘한다고 평가할 것이다. 내가 타자 출신으로서 보자면 이정후는 신체 능력이 뛰어난데 똑똑한 타자다. 수 싸움에 능하고 순간 대처가 가능하다. 체스 게임에 능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감이 좋을 때는 적극적으로 상대해서는 안 되는 타자다. 감이 안 좋을 때는 적극적으로 공략이 가능하지만,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 가운데 한 명"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후는 차근차근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한 단계를 밟아 나가고 있다. 올해는 2년 연속 타격왕과 5년 연속 외야수 골든글러브에 도전한다. 이정후는 현재 시즌 타율 0.344(457타수 157안타)로 2위다. 1위 삼성 호세 피렐라(0.348)과는 4리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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