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의 영입 후보로 손꼽히는 타일러 앤더슨
▲ 올해의 영입 후보로 손꼽히는 타일러 앤더슨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는 리그를 대표하는 빅마켓 구단이다. 자금 동원력에서는 뉴욕 양키스와 더불어 쌍벽을 이룬다. 다만 사치세 부담은 크다. 돈이 있어도 다 쓸 수는 없다. 적정 수준의 팀 연봉 관리는 필요하다.

앤드루 프리드먼 현 야구부문 사장이 부임한 이래 다저스는 ‘투 트랙’으로 움직였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 대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선수는 과감한 장기 계약으로 샀다. 하지만 모든 스타 선수들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나머지 부분은 ‘저렴한 복권’도 자주 긁었다.

예전에는 잘했지만 최근 부진에 빠져 가치가 떨어져 있는 선수나 혹은 타 팀에서 크게 눈여겨보지 않았던 선수들을 값싼 1년 계약으로 긁었다. 이중에는 대성공을 거둔 선수도 있고, 부상 탓에 1경기도 써 먹어보지 못한 채 실패고 끝난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성공을 거둘 때의 효과와 달콤함이 너무 크다. 다저스가 매년 ‘찬밥 시장’을 기웃거리는 이유다.

그렇다면 좌완 타일러 앤더슨(33)은 블레이크 트라이넨 이후 최고의 대박이라고 할 만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1년 800만 달러에 계약한 앤더슨은 7일(한국시간)까지 시즌 26경기(선발 24경기)에서 무려 14승을 따냈다. 이 기간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2.73에 불과했다. 올해의 영입이라고 할 만하다.

사실 구속이 그렇게 빠른 선수는 아니다. 포심패스트볼의 평균구속이라도 해봐야 시속 91마일(146㎞) 수준이다. 그러나 포심뿐만 아니라 싱커와 커터와 같은 변형 패스트볼을 던지고 여기에 확실한 무기인 체인지업이 있다. 커맨드가 괜찮을 뿐만 아니라 투구 동작이 타자들로서는 워낙 가늠하기 어렵다는 장점도 있다. 맞혀 잡을 때는 2~3이닝을 순식간에 끝내기도 한다. 

가치는 더 있다. 워커 뷸러, 더스틴 메이, 토니 곤솔린, 클레이튼 커쇼, 앤드루 히니 등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을 이끄는 선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그러나 앤더슨은 훌리오 우리아스와 더불어 시즌 시작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활약하고 있다. 

남은 기간과 최근 투구 내용을 고려하면 앤더슨은 정규시즌 15승도 충분히 가능하다. 구위형 투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포스트시즌 활용도는 미지수지만, 이미 800만 달러의 3배는 넘는 가치(팬그래프 기준 2630만 달러)를 팀에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올해가 끝난 뒤 몸값이 크게 뛸 것은 확실시되는 가운데 다저스는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잡을지 그렇지 않을지를 결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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