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고 포수 김동주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강릉고와 준결승전을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목동, 최민우 기자
▲장충고 포수 김동주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강릉고와 준결승전을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목동, 최민우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최민우 기자] “홈플레이트 안 밟았어요.”

장충고 3학년 포수 김동주는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강릉고와 경기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홈플레이트를 주의 깊게 살피는 습관이 있는 김동주는 상대 주자가 그냥 지나치는 걸 목격했고, 비디오 판독 끝에 판정을 뒤집었다.

상황은 다음과 같다. 2-4로 뒤지던 6회 장충고는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강릉고 황우영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는데, 중견수 한승현이 포구 실책을 저질렀다. 그사이 누상에 주자가 모두 득점에 성공했고 타자 주자도 빠르게 홈으로 들어왔다.

강릉고 선수들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뻐하는 사이, 김동주는 조용히 더그아웃을 향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인플레이 상황 중에도 주자가 홈플레이트를 그냥 지나치는 모습을 봤기 때문. 김동주는 “홈플레이트 안 밟았다”고 말했다. 송민수 감독은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정이 뒤집혔다. 김동주의 집중력이 돋보였던 순간이었다.

김동주가 판정을 뒤집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9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던 제1회 신세계 이마트배 안산공고와 준결승전에서도 ‘끝내기 누의공과’를 이끌어냈다. 9회 2사 3루 위기 때 상대 타자 박경민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다. 3루에 있던 안병용이 여유 있게 홈으로 뛰어 들어왔는데, 김동주는 주심에게 “심판님 홈플레이트 안 밟았어요”라고 주장했다. 주심도 아웃을 선언하면서 경기는 끝이 났다.

▲ 장충고 김동주 ⓒ곽혜미 기자
▲ 장충고 김동주 ⓒ곽혜미 기자

한 시즌에 두 번이나 상대 본헤드 플레이를 발견한 김동주다.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평소에도 주자가 들어올 때 홈플레이트를 보는 습관이 있다. 덕분에 사소한 실수를 잡아낼 수 있었다”며 웃었다.

김동주가 안방을 지켰지만, 장충고는 올 시즌 전국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했다. 3학년 투수 이진하, 2학년 투수 황준서, 3학년 외야수 정준영 등 핵심 멤버들이 빠진 채 나선 봉황대기에서도 준결승 진출에 그쳤다. 김동주는 “4강까지 올라왔다. 져서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우리 팀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해줬다. 좋은 경험, 추억을 쌓았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도 감사하다”며 학창시절 마지막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오는 15일 신인 드래프트를 앞둔 김동주. 그는 “나는 투수랑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포수다. 어떻게 리드를 할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한다.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얻는 걸 잘한다. 또 블로킹 능력도 좋다. 2루 송구도 정확하다. 가장 자신 있다”며 자신을 어필했다. 그러면서 “드래프트를 생각하면 떨리기도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모두 끝냈다는 생각에 마음이 더 편하다. 이제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프로 무대를 응시했다.

▲ 장충고 송민수(왼쪽) 감독이 포수 김동주(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장충고 송민수(왼쪽) 감독이 포수 김동주(오른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곽혜미 기자

지도자가 바라보는 김동주는 어떨까. 송민수 감독은 “동주의 형제가 4명이다. 책임감이 어마어마하다. 운동이 끝나면 동생들을 살뜰히 챙긴다. 정말 성실함이 몸에 배어 있다. 실력과 인성 모두 훌륭한 선수다. 프로에 간다면 정말 좋은 선수로 성장할 자질이 충분하다”며 드래프트에서 김동주의 이름이 호명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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