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UFC 279 기자회견이 갑자기 중단됐다.

메인이벤트 출전 선수 함자트 치마예프와 네이트 디아즈, 코메인이벤트 출전 선수 리징량과 토니 퍼거슨은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9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아레나에서 열린 UFC 279 기자회견.

UFC는 6명의 웰터급 선수를 한꺼번에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옥타곤에서 맞붙는 두 명씩 테이블에 앉히기로 했다.

첫 순서는 UFC 279에서 180파운드 계약체중으로 싸우는 케빈 홀랜드와 다니엘 로드리게스의 질의응답 시간. 데이나 화이트 대표의 진행으로 약 5분 동안 진행됐다. 

페이스오프까지 끝낸 홀랜드와 로드리게스가 백스테이지로 들아가자, 관중석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올랐다. 리징량과 퍼거슨, 치마예프와 디아즈의 신경전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뜨거웠다.

그런데 UFC 직원이 무대 위로 올라와 선수들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던 화이트 대표에게 귓속말로 어떤 말을 전하자, 화이트 대표의 표정이 굳었다.

여기서 예상치 못한 말이 나왔다. 화이트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관중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기자회견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진행할 수 없다. 모두에게 사과드린다. 이상한 분위기다. UFC 역사에서 이런 일은 없었다. 지금 기자회견을 중단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라는 걸 이해해 주길 바란다."

"(관중석에서 야유가 나오자) 다 안다. 나도 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는 이것이 옳은 결정이다. 사과드린다."

개최지 현지 시간으로 토요일 대회가 열리면 하루 전인 금요일 계체가, 이틀 전인 목요일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기자회견은 출전을 앞둔 파이터들이 마주하는 첫 공식적 자리로, 팬들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프로모션 행사다.

UFC 279 기자회견이 갑자기 중단된 이유는 백스테이지에서 일어난 충돌 때문이다.

먼저 기자회견을 마친 홀랜드가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치마예프와 언쟁을 벌인 것이 발단이었다. 홀랜드가 며칠 전 인터뷰에서 "치마예프는 카메라 앞에서만 센 척한다"고 말한 것을 치마예프가 마음속에 두고 있었던 모양. 둘은 이전부터 서로를 못마땅해 온 사이다.

경기를 앞두고 신경이 날카로운 다른 파이터들, 특히 디아즈가 이 싸움에 뛰어들어 패싸움으로 번질 뻔했다.

기자회견을 끝낸 후, 기자들과 만난 화이트 대표는 "백스테이지에서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다"고 밝히고, 과열된 분위기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간 어떤 일이 터질 지 알 수 없다는 판단에 급작스러운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화이트 대표는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22년 동안 오늘 같은 이런 사고는 없었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며 "디아즈는 57명을 데리고 왔다. 치마예프는 30명쯤 된다. 오늘 백스테이지에도 여러 사람들이 있었다. 기자회견을 이어 가는 모험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다친 선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끝이 아니다. 오는 10일 UFC 279 공개 계체가 있다. 여기서 파이터들이 다시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화이트 대표는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늘 기자회견은 최소 필요 직원만 왔다. 공개 계체에 투입되는 수만큼 인원을 배치하지 않았다. 내일은 많은 안전 요원이 있을 것이다. 공개 계체는 다를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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