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셔널리그 7월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한 메릴 켈리
▲ 내셔널리그 7월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한 메릴 켈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SK에서 4년을 뛰어 우리에게도 친숙한 메릴 켈리(34‧애리조나)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애리조나 근래 영입에서 가장 성공적인 선수로도 뽑힌다.

메이저리그 경력 한 경기 없이 한국에 왔던 켈리는 2019년 애리조나와 2+2년 계약을 한 뒤 모범적인 FA 사례로 경력을 이어 가고 있다. 4년간 92경기에 선발로 나가 35승32패 평균자책점 3.85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2023년과 2024년 2년을 보장하는 1800만 달러 계약에 새로 사인하기도 했다.

최소 2년을 더 보장받았지만 켈리는 게으름 없이 경기에 나가 실적을 쌓아올리고 있다. 올해 28경기에서 12승5패 평균자책점 2.94의 올스타급 성적을 거두며 생애 최고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7월은 개인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시기였다. 7월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가장 뛰어난 선수로 인정받았다.

켈리는 7월 6경기에 선발로 나가 41⅓이닝을 던지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1의 눈부신 역투로 7월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켈리와 ‘에이스’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 투수가 그 바턴을 이어받아 또 한 번 대단한 성적을 거뒀다. 우완 잭 갤런(27)이 켈리와 세트가 된 선수다.

애리조나의 차세대 에이스로 공인되고 있는 갤런은 시즌 26경기에서 11승2패 평균자책점 2.42의 특급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8월에는 6경기에서 40이닝을 소화하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68의 대단한 수치를 남겼다. 그런 갤런의 호투는 9월로도 넘어온 가운데(후반기 9경기 7승 평균자책점 0.61), 8월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도 예상대로 갤런이었다.

포스트시즌과 먼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애리조나지만, 두 선수의 호투는 의미가 크다.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상이 두 달 연속 애리조나에서 나왔다. 프랜차이즈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기는 하지만, 애리조나에서는 20년 만에 나온 경사였다. 

20년 전 듀오는 그 이름도 유명한 랜디 존슨-커트 실링이었다. 존슨은 메이저리그 통산 618경기에 나가 303승을 거둔 대투수로 2015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투수다. 투표 첫 턴에 전체 594표 중 534표를 얻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였다. 실링도 569경기(선발 436경기)에서 216승을 거둔 당대의 투수였다. 존슨-실링 원투펀치를 앞세운 애리조나는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집어삼켰다.

존슨은 2002년 4월 6경기에서 전승에 평균자책점 1.37을 기록하며 이달의 투수상을 따냈고, 실링이 5월 6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2.80으로 두 달 연속 이달의 투수상을 애리조나로 가져왔다. 실링은 이후 2002년 7월, 개인 통산 4번째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했고, 존슨 또한 9월 한 차례 더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존슨의 8번째 이달의 투수상 수상이자, 생애 마지막 이달의 투수상 수상이기도 했다.  

KBO리그 출신 투수로도 2019년 5월 류현진 외에는 수상의 경력이 없었는데 켈리가 그 뒤를 이었다. 애리조나 프랜차이즈에 남을 이름이 된 켈리의 화려한 전성기 도약을 알리는 좋은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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