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박민우 ⓒ NC 다이노스
▲ NC 다이노스 박민우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해탈했습니다."

NC 다이노스 2루수 박민우(29)는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내야 보강이 필요한 팀이면 박민우를 그냥 지나치긴 어렵다. 박민우는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NC에 입단해 줄곧 주전 2루수로 활약해왔다. 통산 타율은 0.319(3669타수 1172안타)로 3000타석을 넘긴 현역 타자 가운데 4위에 올라 있다. 빼어난 안타 생산 능력과 작전 수행 능력, 안정적인 수비력까지 여러모로 탐을 낼 만한 국가대표 출신 2루수다. 

하지만 올해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즌 내내 타격감이 나쁜 건 아니었는데, 잘 맞은 타구는 야수 정면으로 가고 코스로 빠져나가야 할 안타는 상대 호수비에 잡히면서 긴 슬럼프로 이어졌다. 박민우는 올해 KBO리그 개막 전까지 통산 타율 0.326(3326타수 1085안타)로 현역 1위였는데, 지금은 이정후(0.341), 박건우(0.328), 손아섭(0.321)에 밀려 있다. 

박민우는 "어쩔 수 없다. 내 복인데"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이어 "(올해) 타격감이 나빴던 적은 없다. 결과적으로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감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멘탈이 많이 흔들리다 보니까. 멘탈이 기술을 지배해서 계속 성적이 안 좋았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마음을 먼저 비우자고 다짐하면서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 동안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냈다. 5강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어떻게 보면 강인권 감독대행을 비롯한 NC 코치진이 박민우를 배려한 결정이었다. 

박민우는 "내가 2군에 내려갈 때는 이렇게 0.5경기차가 아니었다. 3.5경기 정도 됐던 것 같은데, 우연치 않게 내가 복귀하는 시기에 이렇게 됐다. 또 바로 KIA를 만나서 부담감도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어제(22일) 그런 결과(4타수 무안타)가 나와 해탈했다. 그냥 재미있게 하려 한다. 이제 멘탈을 다잡는 것보다는 해탈이다. 13경기 남았는데 매타석 안타를 쳐도 안 되지 않나. 대신 개인 성적보다는 팀을 봐야 한다. 내가 못 치더라도 팀이 이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남은 시즌은 오직 팀의 5강 경쟁을 위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2군에서는 충분히 재정비를 하고 돌아왔다. 박민우는 "C팀에 있는 선수들과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캠프를 같이 해서 애정이 많이 간다. 그 선수들과 같이 하면서 마음도 다잡고,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조금 더 즐기고 행복하게 하자는 마음을 갖고 왔다"고 했다.

박민우는 23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1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으로 활약하며 5-2 승리를 이끌었다. 거의 한 달 만에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서 활짝 웃을 수 있는 성과를 냈다. 

몸은 어느 때보다 건강하다. 박민우는 "지금 하나도 안 아프다. 아픈 데가 없다. (7일 두산전에서) 로버트 스탁 공에 맞은 데는 아직도 아프긴 한데(웃음), 신인 때만큼 아픈 데가 없다"며 건강하게 한 시즌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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