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신수는 건강한 가을야구 복귀를 조준하고 있다 ⓒSSG랜더스
▲ 추신수는 건강한 가을야구 복귀를 조준하고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늑간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있는 추신수(40‧SSG)는 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를 앞두고 잠시 그라운드로 나와 바깥 공기를 느꼈다. “부상 부위는 괜찮느냐”고 물었더니, 추신수는 뭐라 설명을 하려다 그냥 웃고 말았다.

추신수는 9월 18일 인천 두산전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옆구리 쪽에 통증을 호소한 뒤 결국 경기에서 빠졌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과정에서 다쳤다. 사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다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8월 25일 수원 kt전에서도 안타를 친 뒤 2루로 뛰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는데 당시 손가락을 다쳐 열흘 정도 결장했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태그의 면적을 줄여 세이프의 확률을 높여주지만, 다리로 먼저 들어가는 것보다 부상 위험도가 크다. 전문적으로 뛰는 선수나 이에 능한 선수가 아니라면 그렇게 권장하지 않는다. 나이가 있거나 거포 스타일 유형의 선수들은 아예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추신수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몸이 먼저 반응하는 데, 어쩔 수는 없는 일이었다.

추신수는 몸을 사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6년을 버틸 수 있었던 것, 동양인으로는 이례적으로 한 팀의 클럽하우스 리더까지 뛰어오른 건 그런 열정과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상도 정말 많았다. 몸에 맞는 공이 유독 많았던 추신수지만 피하지 않은 결과 시즌을 날릴 뻔한 부상을 당하기도 했고, 홈이나 2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여러 곳을 다치기도 했다.

추신수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많이 다치기는 했다. 신시내티 시절에는 손가락 두 개가 부러지기도 했다. 나도 안 해야겠다고 생각은 한다”면서도 “그런데 참… 그게 잘 안 된다”고 멋쩍게 웃어 보였다. 지금도 다시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되면 그러지 않을 자신이 없는 것 같았다. 평생 해왔던 야구 스타일을 바꾸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말을 듣던 SSG 관계자들은 “다음 계약 때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금지 조항을 넣어야 한다”, “아예 도루 금지 조항을 계약서에 넣어 못을 박아야 한다”며 가뜩이나 팀에 미안한 추신수를 괴롭혔다. 그러나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다. 이제는 건강한 복귀를 위해 전념해야 할 때다.

다행히 추신수가 없는 위기를 맞이했던 팀과 후배들이 힘을 냈다. 최근 10경기에서 악전고투하며 어쨌든 7승을 만들어낸 결과, 이제 SSG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대업까지 단 1승을 남겼다. 빠르면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시리즈까지 20일 정도의 휴식기가 보장된다. 추신수는 그 휴식기에 정상적인 몸 상태를 만든다는 각오다.

정규시즌 잔여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면 그 전 회복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몸은 준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관건은 떨어진 타격감이다. 그러나 산전수전을 다 겪은 추신수의 경험, 큰 무대에서 오히려 더 냉철해지는 기량, 그리고 존재만으로도 동료들이 힘을 내는 ‘아우라’에 기대를 건다. 우승의 한을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