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영하 ⓒ 연합뉴스
▲ 두산 베어스 이영하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공덕동, 김민경 기자] "검찰 측이 증인을 많이 부르네요."

이영하(25, 두산 베어스)가 생각보다 더 오래 법정 싸움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하는 9일 서울시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을 찾았다. 이영하는 선린인터넷고 시절 1년 후배 조 모씨를 특수 폭행, 강요, 공갈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기소 된 상태다. 이영하는 지난 9월 21일 1차 공판 이후 약 3개월 만에 다시 법정에 섰다. 

피해자 조 모씨는 이날 증인 이 모씨와 함께 증인신문에 나섰다. 피해자는 이영하가 2015년 8월 20일 김대현과 함께 전기 파리채에 자신의 손가락을 강제로 넣게 하는 폭행을 저질렀고, 그해 8월부터 9월말까지는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율동을 강요하고 거부하면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 대만 전지훈련 때는 이영하가 피해자의 방에 찾아와 라면을 갈취했고,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자 2학년 투수들을 집합시켜 머리박기를 지시하는 등 폭행하고 공갈했다고 했다. 또 이영하가 살던 자취방에 가서 청소나 빨래를 하는 등 심부름을 해야만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자가 진술한 피해 시점과 장소가 이영하 측의 주장과 엇갈리고 있다. 조 모씨는 이영하가 2015년 8월 20일에 전기 파리채를 이용해 폭행했고, 폭행 하루 이틀 뒤 협회장기 대회 참가를 위해 부산으로 함께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부산에서도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기억했다. 선린인터넷고는 8월 22일과 24일 2경기를 치렀다고 했다.  

이영하 측은 "해당 기간 청소년대표로 선발돼 소집 훈련을 하고 있었다. 부산에 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당시 청소년대표팀은 2015년 8월 17일부터 25일까지 전북 군산에서 합숙 훈련을 하면서 대학팀과 연습 경기를 진행했고, 26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출국했다. 이영하는 그해 9월 7일까지 일본에 머물렀고, 그 이후로는 이미 두산에 1차지명된 상태라 학교에 거의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자취방에서 벌어진 가혹행위 시점 역시 진술이 엇갈린다. 피해자는 2015년 9월과 10월에도 이영하의 자취방에서 가혹행위가 벌어졌다고 주장했지만, 이영하 측은 "6월 말쯤부터 자취방에서 나와서 본가에서 지냈다. 그 이후로는 자취방을 같이 쓰던 이영하의 동기생이 그의 어머니와 그 자취방에서 지냈다"며 동기생 어머니의 진술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 측은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피해자 측 주장에 힘을 실어줄 추가 증인 2명을 신청했고, 재판부 역시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영하 측이 신청한 추가 증인 1명도 채택됐다. 

▲ 두산 베어스 이영하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이영하 ⓒ 두산 베어스

3차 공판일은 내년 1월 20일로 잡혔다. 3차 공판에서는 검찰 측이 추가 신청한 증인 1명의 신문만 이뤄지고, 남은 검찰 측 증인 1명과 이영하 측 증인 1명은 추후 공판 일정을 잡아 신문을 진행한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재판이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 두산 감독의 바람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이 감독은 부임 당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영하와 관련해 "이영하는 구단으로부터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들었다. 감독은 좋은 선수가 빨리 합류해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지만, 지도자가 할 일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2016년 1차지명 출신인 이영하는 두산의 미래를 이끌 차기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은 선발투수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면서 17승을 거둬 주목을 받았다. 이후로는 기복이 심해 선발과 불펜을 오갔지만, 그래도 1군 엔트리에 들 가치가 있는 투수였다.    

하지만 학교 폭력 혐의로 재판을 준비하면서 지난 8월 중순부터 마운드에 서지 못하고 있다. 두산 구단은 이영하가 재판을 마치기 전까지는 마운드에 올리지 않을 계획이다. 스프링캠프 등 팀 훈련에도 참가하기 어렵다. 이영하는 재판 결과를 기다리며 최소한 내년 전반기까지 개인 훈련으로 버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선 이영하가 혐의를 벗고 내년 후반기에 불펜으로라도 합류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 감독으로선 있는 선수로 꾸릴 수밖에 없다. 두산은 일단 라울 알칸타라와 딜런 파일로 새 원투펀치를 꾸렸다. 이 감독은 국내 선발 3자리의 주인은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가리겠다고 했다. 곽빈, 최원준, 최승용, 박신지 등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