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11m 러시안 룰렛’ 모두가 숨죽이는 승부차기의 세계

작성일: 2016.05.26 11:51 정형근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유상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11m를 마주하고 선 골키퍼와 키커 사이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골키퍼는 키커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기 위해 팔다리를 최대한 펼치며 동작을 크게 했다. 키커는 골키퍼를 외면했고 자신의 공에만 집중했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키커는 한 발짝을 내딛다 잠시 멈췄다. 자신에게 확신이 없었던 키커는 머뭇거리며 슛을 했고 공은 골키퍼에 막히고 말았다.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우라와 레즈의 ACL 16강 2차전은 최고의 명승부였다. 120분 동안 승패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갔고 서울이 승부차기에서 7-6으로 이겼다. 

영국 한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승부차기는 먼저 차는 팀이 이길 확률이 62.5%이다. 먼저 차는 팀이 골을 성공했을 때 나중에 차는 팀은 실축에 대한 압박감이 생겨 실수할 확률이 높아진다. 키커가 압박감이 크면 슛을 하는 데 머뭇거리거나 너무 강한 슛을 날려 어이없게 골문을 벗어나는 경우가 일어난다.   
 
골키퍼는 키커를 압박해야 슈팅을 막아 낼 수 있다. 우라와 레즈의 슛을 두 번이나 막아 낸 서울 유상훈은 “일부러 좌우로 몸을 크게 움직였다. 상대 키커를 긴장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상훈은 우라와 5번째 키커로 나선 골키퍼 슈사쿠 니시카와의 슛을 막은 이후 슈사쿠에게 다가가 함성을 질렀다. 실축한 슈사쿠가 공을 막을 때 위축되길 바라는 움직임이었다. 슈사쿠는 실축 이후 한 차례도 슛을 막지 못했고 서울은 승리를 거뒀다. 

흔히 멘탈 스포츠는 야구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축구의 승부차기 순간은 심리적 압박감이 훨씬 크다. 모든 관중이 숨죽이며 골키퍼와 키커만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강한 정신력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두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우리 선수들의 정신력이 더 강했다. 강한 의지가 극적인 승리로 이어졌다”는 소감을 밝혔다. 최용수 감독은 승부차기 승리의 열쇠를 알고 있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