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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읽어 주는 남자] 링거 맞았다고 출전 금지?..BJ 펜의 먼먼 UFC 복귀전

작성일: 2016.05.26 13:53 이교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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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J 펜의 UFC 복귀 과정이 순탄치 않다.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옥타곤 복귀를 결정한 BJ 펜(37, 미국)은 독하게 마음먹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두 딸을 하와이 힐로에 두고 지난 1월 태평양을 건너 뉴멕시코 앨버커키로 왔다. 세계적인 종합격투기 팀 '잭슨 윈크 아카데미(Jackson Wink Academy)'에 도착한 그는 그렉 잭슨 코치와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이렇게 썼다.

"우리가 간다(We coming)."

UFC 라이트급·웰터급 챔피언을 지냈고 지난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그는 새 출발을 앞두고 베테랑의 자존심을 다 버렸다. 그렉 잭슨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겼다. BJ 펜은 지난 1월 "오랫동안 복귀를 고민했다. 이곳이 마지막 둥지가 될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전부 쏟아부을 것"이라며 "그렉 잭슨에게 '만약 내가 더 나아질 수 없다고 판단하면 바로 알려 달라. 미련 없이 훈련을 중단하고 하와이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의 목표는 코너 맥그리거가 갖고 있는 페더급 챔피언벨트를 차지하는 것이다. UFC 최초 세 체급 챔피언으로 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옥타곤으로 다시 향하는 길이 순탄치 않았다. 지난 2월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졌다.

BJ 펜은 BJ펜닷컴(bjpenn.com)이라는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BJ펜닷컴은 취재력은 떨어지지만 세계 여러 곳의 소식을 발 빠르게 수집해 짧게 요약 뉴스를 쓰는 사이트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일했던 페드로 알렉산 카라스코라는 기자가 폭탄 발언을 했다. BJ 펜이 자신의 여자 친구를 성추행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트위터에서 "BJ 펜의 더러운 비밀을 모두 알고 있다. 그는 다시 경기할 자격이 없다. 내가 없을 때 우리 집으로 와 여자 친구를 능욕하려고 했다. 여자 친구의 옷을 뜯었고 날 비난했다"고 밝혔다. "그와 10년 동안 일했다. 난 그의 옆집에 살았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코카인을 했다. BJ 펜과 관련된 뉴스를 보는 것 자체가 짜증 난다. 그는 코카인 중독자고 내 모델 여자 친구를 성추행했다.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 BJ 펜이 사랑하는 두 딸. BJ펜닷컴은 "그는 누구보다 가정적인 남자"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BJ펜닷컴에서 바로 반박 성명서를 냈다. "사실이 아니다. BJ 펜은 UFC 챔피언을 지내면서 여성을 추행한 적이 한번도 없다. 그는 가정적인 남자고 두 명의 어린 딸이 있다. 오래 사귄 여자 친구와 살고 있다. 누군가 그를 협박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일이 널리 알려지자 UFC가 나섰다. 자체적으로 사건을 조사해 사실이 명확하게 밝혀질 때까지 BJ 펜의 옥타곤 복귀전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또는 4월에 싸우려고 했던 그에게 떨어진 날벼락이었다.

그런데 지난 4월 UFC는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UFC는 경찰이 나서지 않는 소속 선수들의 사건에 대해 라스베이거스의 로펌 '캠벨 앤드 윌리암스'에 조사를 의뢰한다. 지난해 트래비스 브라운, 앤서니 존슨의 가정 폭력 혐의가 불거졌을 때도 이곳에서 사건을 파헤쳤다. 여기서 BJ 펜에게 혐의가 전혀 없다고 밝힌 것이다.

UFC는 이 내용을 공개하면서 BJ 펜의 복귀전 일정을 알렸다. 다음 달 5일(이하 한국 시간) 열리는 UFC 199에서 데니스 시버와 페더급에서 맞붙는다고 했다.

시버가 부상으로 빠지고 콜 밀러가 대체 선수로 들어왔지만, BJ 펜의 복귀전은 예정대로 펼쳐지는 듯했다. 그의 마지막 경기는 2014년 6월 프랭키 에드가 3차전. 약 2년 만에 나서는 '천재'의 실력이 녹슬지 않았는지 많은 팬들이 궁금해했다.

UFC 199를 12일 앞둔 지난 24일, 또 깜짝 뉴스가 나왔다. 이번엔 그가 UFC 199에서 아예 빠진다는 확정 보도였다. BJ 펜이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금지 약물 정책을 어겼기 때문이었다. 세계반도핑기구 규정을 따르는 미국반도핑기구(USADA)는 곧 그의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위반한 내용은 '정맥 주사(IV) 허용량 초과 투여'였다.

BJ 펜에 따르면, 그는 정맥 주사를 6시간 동안 50ml 이상 맞을 때 WADA나 USADA에 신고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지난 3월 정맥 주사를 충분히 맞았는데 USADA에서 불시 약물검사를 하기 위해 찾아왔다. 그는 "약물검사를 받았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정맥 주사를 맞은 적이 언제냐고 물어봐서 지난주에 했다고 답했다. 그게 다다"고 설명했다.

▲ BJ 펜은 정맥 주사가 금지됐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한다. ⓒGettyimages

정맥 주사는 IV(Intravenous Injection)라고 칭한다. 정맥 속에 주삿바늘을 찔러 넣어 약액을 직접 혈관으로 주입하는 방법을 말한다. 약액이 1~2분 내 심장을 거쳐 신체 곳곳에 도달하기 때문에 약효가 빨리 나타난다. 흔히 병원에서 맞는 '링거'가 정맥 주사 가운데 하나다.

약물검사는 시기에 따라 '경기 기간 외 약물검사'와 '경기 기간 중 약물검사'로 나뉜다. 대체적으로 경기 기간 외 약물검사는 불시 검사를, 경기 기간 중 약물검사는 경기를 마친 즉시 받는 검사를 말한다. 정맥 주사를 6시간 동안 50ml 이상 맞는 것은 '경기 기간 외(out of competition)'나 '경기 기간 중(in competition)' 모두 금지된다. 즉 1년 365일 하면 안 된다. 치료 목적으로 꼭 필요하다면 병원의 인가를 거치고 이를 WADA 또는 USADA에 먼저 신고해 허가를 얻어야 한다. BJ 펜은 이 과정을 밟지 않았다.

왜 정맥 주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일까? '경기 기간 중'은 그렇다고 해도, '경기 기간 외'에도 정맥 주사를 금지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USADA는 "깨끗한 스포츠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USADA에 따르면, 정맥 주사를 맞으면 혈액 검사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소변 검사에는 더 큰 영향을 준다. 금지 약물을 쓰고 정맥 주사를 맞으면 소변 검사 결과를 의도적으로 바꿀 수 있다.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을 피하기 위해 정맥 주사를 맞고 빠르게 금지 약물 성분을 희석해 빼 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USADA가 정맥 주사를 금지하는 학문적 근거는 정맥 속에 약액을 투입해 회복하는 것이 직접 약액이나 수분을 마시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연구 결과다. 미국 스포츠 약물 대학은 "정맥 주사가 직접 약액을 섭취하는 것보다 몸을 회복하는 데 유리하지 않다"고 한다.

지난해 7월부터 UFC의 약물검사를 총괄 관리하는 USADA가 지난해 10월 '6시간 동안 50ml 이상 정맥 주사'를 금지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감량 폭이 컸던 몇몇 UFC 파이터들이 체급을 올리고 있다. 계체 후 빠르게 회복할 수 없어 경기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BJ 펜은 UFC 복귀에 여전히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렉 잭슨(오른쪽)을 믿는다.

BJ 펜도 정맥 주사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6시간 동안 50ml 이상 정맥 주사를 맞으면 안 된다는 규정을 어겨 USADA의 징계를 받는 첫 번째 UFC 선수가 됐다.

그러나 그는 낙관적이다. 자신이 활동할 때는 없던 규정이라 확실히 인지하지 못했고, 금지 약물을 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징계 수위는 낮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출전 정지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다.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금지 약물을 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USADA에서 징계 수위를 낮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여전히 뜨거운 복귀 의지를 나타낸다. "과속 방지턱을 넘어가는 것일 뿐이다. 훈련 성과가 나오고 있었다. 그렉 잭슨이 지금 운동을 그만두라고 말하진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놀라운 수준으로 향상되고 있었다"고 성공을 자신했다.

BJ 펜이 페더급 타이틀 도전권 경쟁에서 대단한 활약을 하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다시 복귀전에 나서기 전까지 지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약물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많은 파이터들은 대부분 "몰랐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무지(無知)가 정당한 사유로 인정 받을 수 없다. 최근 료토 마치다도 자신이 먹은 보충제가 WADA에서 금지하는 약물인 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안타깝지만 모른다고 해서 조용히 끝나지 않는다. 실제로 몰랐다고 하더라도, 무지에 대한 대가가 너무 크다. 평생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한다.

모든 종합격투기 파이터들이 금지 약물 규정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파이터들도 준비해야 한다. 아직 정착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약물검사가 도입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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