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최연소 주연상을 수상한 소피아 오테로(왼쪽)과 조연상을 수상한 테아 에레. ⓒ연합뉴스/로이터
▲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최연소 주연상을 수상한 소피아 오테로(왼쪽)과 조연상을 수상한 테아 에레. ⓒ연합뉴스/로이터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베를린국제영화제가 파격적인 수상 결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2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제 73회 베를린국제영화게 폐막식이 열린 가운데, 8살의 최연소 주연상 수상자와 트랜스젠더 조연상 수상자가 탄생했다. 최고상은 프랑스 다큐멘터리의 차지였다.
 
1990년생인 미국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역대 최연소 베를린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을 때부텨 변화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들 심사위원단이 선택한 올해 황금곰상 주인공은 프랑스 니콜라 필베르 감독의 다큐멘터리 아다망에서'였다. 프랑스 파리 센 강에 있는 수상 성인 정신질환자 주간보호센터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필베르 감독은 황금곰상 수상작이 발표되자 "당신들 미친 것 아닌가"라고 너스레를 떨며 "지난 40년간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끝없이 인정투쟁을 벌여왔는데 영화예술로서 인정을 받다니 깊이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미친 사람들에 대해 갖는 차별적이고 낙인찍는 이미지를 뒤바꿔보려고 시도했다"며 "가장 미친 사람도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은곰상 주연상은 올해 8세인 스페인 소녀 배우 소피아 오테로가 수상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역사상 최연소 주연상 기록이다. 그는 에스티발제즈 우레솔라 솔라구렌 감독의 영화 '2만종의 벌들'에서 남자로 태어났지만 스스로 여자라고 생각하는 9살 아이 코코를 연기했다. 이 영화는 오테로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소피아 오테로는 "매우 행복하다"며 가족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한편 "인생을 연기에 바치고 싶다"고 똑 부러지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테아 에레에게 조연상을 건네는 심사위원장 크리스틴 스튜어트. ⓒ연합뉴스/EPA
▲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테아 에레에게 조연상을 건네는 심사위원장 크리스틴 스튜어트. ⓒ연합뉴스/EPA
▲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조연상을 수상한 테아 에레. ⓒ연합뉴스/EPA
▲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조연상을 수상한 테아 에레. ⓒ연합뉴스/EPA

트랜스젠더인 23살 오스트리아 여배우 테아 에레는 은곰상 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그는 독일 크리스토프 호흐호이슬러 감독의 범죄 스릴러 '온투 디 엔드 오브 더 나이트'에서 마약 범죄 현장에 경찰과 투입된 트랜스젠더 여성을 연기했다.

핫핑크 슈트로 폐막식에 참석한 테아 에레는 "이 상을 나를 지지해 준 트랜스 커뮤니티에게 바치고 싶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또 자신을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살도록 해준 분들이라며 "나를 항상 지지해준 부모님께 이 상을 바친다"고도 밝혔다.
 
베를린국제영화제는 2021년부터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주연상과 조연상을 시상하고 있다. 영화제 측은 이같은 결정을 내리며 "감독상과 각본상 등은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다"며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에서 벗어나 '젠더 중립적'(gender neutral)인 시상식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최연소 주연상을 수상한 소피아 오테로. ⓒ연합뉴스/EPA
▲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최연소 주연상을 수상한 소피아 오테로. ⓒ연합뉴스/EPA

한편 지난 16일 개막한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는 재중동포 장률 감독의 '흰 탑의 빛'(Shadowless Tower),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전생'(Past Lives)이 경쟁부문에 초청됐으나 모두 수상의 불발됐다. 3년 연속 베를린영화제 수상에 이어 올해는 인카운터 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물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밖에 전도연 설경구 김시아 등이 출연한 변성현 감독의 '길복순'이 베를리날레 스페셜 부문에, 유형준 감독의 '우리와 상관없이'가 포럼 부문에, 이주영과 함께 판빙빙이 출연한 한 슈아이 감독의 '그린 나이트'(낙원)가 파노라마 섹션에서 베를린의 관객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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