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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김광현 선배처럼… 진짜 투수 향한 오원석, 한 번에 허들 넘는다

작성일: 2023.03.02 11:4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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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 마운드의 현재이자 미래인 오원석 ⓒSSG랜더스
▲ SSG 마운드의 현재이자 미래인 오원석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 투수진에서 김광현(35)이 차지하는 비중은 말 그대로 ‘절대적’이다. 단순히 야구를 잘해서 그런 게 아니다. 클럽하우스에서 투수들의 구심점이 됨은 물론, 후배들의 멘토를 자청한다.

답변의 수준을 보면 김광현이 즉흥적으로 전한 메시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평소 후배들의 장‧단점을 모두 꿰차고 있어야 가능한 수준의 조언이다. 마냥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것도 아니다. 많은 후배들이 항상 김광현을 찾는 건 다 이유가 있다. 

SSG 마운드의 차세대 에이스감으로 뽑히는 오원석(22)도 ‘김광현 바라기’다. 같은 좌완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여건이다. 김광현도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번 캠프가 시작되기 전에는 김광현이 자비로 차린 캠프에 합류해 가까이서 대선배의 훈련을 지켜봤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는 게 오원석의 이야기다.

오원석은 “오키나와에서 김광현 선배님에게 많은 것이 궁금했다. 그래서 ‘선배님은 어떻게 준비를 하시느냐’라고 여쭤보기도 하고, 옆에서 보기도 했다”면서 “선배님이 이런 식으로 준비를 하신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당시 캠프를 총평했다. 12월 내내 한국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뒤 오키나와에서 김광현 등 동료들과 기술 훈련을 했는데 그 덕이 예년보다 페이스가 더 빨리 올라오고 있다는 게 오원석의 진단이었다.

그렇게 SSG의 선발 마운드 경쟁 판도를 완전히 바꾼 오원석이다. 당초 김광현과 외국인 선발 2명, 그리고 문승원 박종훈으로 선발진을 짤 생각이었던 김원형 SSG 감독이 모든 결정을 일단 ‘스톱’했다. 오원석까지 후보군에 포함시켜 마지막까지 지켜보겠다는 심산이다. 오원석도 불펜보다는 당연히 선발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김광현에게 배우고 싶은 게 완급 조절이다. 김광현도 어린 시절에는 빠른 구종 위주로 시원시원 승부를 하는 스타일이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콤보가 일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이도 있고, KBO리그 타자들의 수준도 많이 발전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부터 변화구 구사 비율과 완급 조절의 비율을 동시에 높이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KBO리그 복귀 시즌에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투구 패턴을 선보였다. 그렇게 성공을 거뒀다.

오원석은 지난해 불펜에서 뛰었을 때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게 결국 이 완급 조절의 부족이었다고 분석한다. 오원석은 “몸이 안 풀린다, 이런 느낌은 없었다. 선발은 나름대로 조절을 할 수가 있다. 패스트볼을 던지면서 변화구도 좀 살살, 약간 세게 던지고 이렇게 할 수가 있는데 중간은 그렇게 안 됐다. 무조건 강하게 가야 하니까 거기서 뭔가 내 리듬이 흐트러지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그래서 김광현의 완급 조절을 더 유심히 살핀다.

이제 단순히 공을 던지는 투수에서, 전체적인 틀을 설계할 수 있는 진정한 ‘피처’가 되어가고 있는 오원석이다. 오원석 또한 “다른 선배님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경기할 때 조금씩 조절하기 시작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거기서 나도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던질 수 있으면 더 좋아질 수 있겠구나’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그래서 김광현의 투구는 살아있는 교본이다. 오원석은 “김광현 선배님의 그런 조절들을 많이 봤던 것 같다”고 했다. 이제는 느끼고, 따라가고 싶다.

사실 투수로서는 한 번의 고비에 마주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단계까지 온 것도 대견하지만, 이 단계를 넘겨야 진정한 올스타급,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 아무나에게 허락하는 경지는 아니다. 오원석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오원석은 “작년보다 변화구를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슬라이더는 원래 던지는 대로 가다듬고, 커브와 체인지업을 더 잘 던지고 싶다”면서 자신을 기다리는 허들을 응시했다. SSG는 오원석이 그 중요한 허들을 한 번에 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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