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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ISSUE]기본 틀은 짠 클린스만, 공은 다시 축구협회로 넘어갔다

작성일: 2023.03.10 12:00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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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린스만 감독 ⓒ곽혜미 기자
▲ 클린스만 감독 ⓒ곽혜미 기자
▲ 클린스만 감독 ⓒ곽혜미 기자
▲ 클린스만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파주, 이성필 기자] 큰 구상은 다 만들어졌다. 구체적인 실행 능력을 뒤에서 대한축구협회로 얼마나 보조해주느냐가 관건이다.  

위르겐 클린스만(59)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원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2024 아시안컵 우승과 2026 북중미 월드컵 4강 진출을 목표로 세웠다. 1-0으로 이기는 것보다는 4-3 승리를 더 좋아한다며 공격적인 축구를 시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9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많은 생각을 전했다. 자신을 둘러싼 논쟁과 오해들에 대해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체력 훈련밖에 하지 않았다는 전 독일국가대표 수비수 필림 람의 폭로에 대해서는 "공격수는 슈팅 훈련, 미드필더는 패스 훈련, 람처럼 수비수는 전술적인 훈련을 더 원하지 않을까"라며 포지션의 특성이 다 다르기에 일반적인 의견일 뿐이라고 전했다.

공격수 출신인 클린스만 감독은 1994 미국 월드컵 한국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3-2 승리를 이끈 기억이 생생하다. 자신의 출신이 공격수이기에 지키는 축구가 아닌 과감한 공격 축구로 승부수를 던진다는 것이다. 

완벽하지는 못해도 클린스만을 따르는 코칭스태프의 이름값도 대단하다.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출신으로 대표팀 감독까지 지냈던 안드레아스 헤어초크(55) 수석코치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국적의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 파올로 스트링가라(61) 코치, 독일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전설 안드레아스 쾨프케(61) 골키퍼 코치, 바이에른 뮌헨과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크 등 명문팀을 거친 베르너 로이타드(61) 피지컬 코치 등이 그를 보조한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을 보좌했던 김영민(50) 코치는 유임됐고 차두리(43) FC서울 유스강화실장은 기술 자문(테크니컬 어드바이저)으로 클린스만 감독과 동행한다. 

자신을 뺀 외국인 코치들은 유럽에 머물며 유럽파의 기량을 확인하겠다는, 원격 지도를 선언했다. 마요르카(이강인), 마인츠(이재성), 나폴리(김민재) 등의 팀을 언급하며 대표팀의 뼈대인 유럽파를 직접 관리하겠다는 마음을 솔직하게 밝혔다. 

▲ 위르겐 클린스만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 위르겐 클린스만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K리거는 클린스만과 차 자문, 김 코치로 충분히 파악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깔린 전략이다. 또, 국가대표팀전략강화위원회 위원 다수가 K리그 감독들이 있고 기술분석연구그룹(TSG) 등을 통해 분석 보고서를 받는 기존 체계도 살아 있다는 점이 그렇다. 

무엇보다 축구협회에서는 클린스만의 분석 능력을 신뢰하는 눈치였다. 한 고위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이 비비시(BBC), 이에스피엔(ESPN) 등에서 해설가를 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TSG로 활동하지 않았나. 벤치와 관중석 위에서 보는 차이가 있겠지만, 분석은 비슷하다. TSG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 축구의 경향을 예측하는 것이니 더 잘 대응하리라 본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국 클린스만 사단이 구축한 체계와 자료를 축구협회가 외곽에서 다방면으로 얼마나 보조해주느냐에 달렸다. 특히 월드컵 기간 시끄러웠던 의무팀 개선 등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 관계자는 "의무팀 문제는 정리 중이다. 조만간 개선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본다"라고 답했다.

클린스만 체제의 새로운 시작과 함께 축구협회 행정도 사실상 새롭게 개편, 서로 호흡을 잘 맞춰야 한다. 카타르에서 선수단과 가장 가까이에서 근무했던 대표팀 지원팀, 홍보팀 직원들은 조직 개편에 따라 모두 타 부서로 이동했다. 두 부서에는 해당 업무를 처음 접하는 직원이 더 많아졌다. '처음'이라고 하더라도 팬들의 목소리나 언론 대응 등에서 아마추어라는 소리가 벌써 나올 정도로 기민한 환경 파악이 필요하다.

마이클 뮐러 위원장이 우려를 더 짙게 했던 클린스만 선임 과정의 경우 클린스만이 정몽규 회장과의 인연을 통해 사실상 '톱다운' 형식으로 선임, 식물 위원회나 다름없었음을 시인했다. 그사이 축구협회가 여론에 대응하는 대책은 전무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태도였고 컨트롤 타워는 전무했다. 그나마 클린스만이 정면 돌파로 초반 우려를 지운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클린스만은 "인생이라는 게 매일 배움의 과정이라고 본다. 헤르타 베를린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사임을 발표한 것은 실수라고 생각한다.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경험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살면서 10번 다 옳은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실수를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비단 이런 감상은 클린스만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축구협회 역시 과거로 돌아갔다는 감독 선임 과정이나 체계의 재정비가 필요함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감독을 얼굴마담으로 또 내세워 위기를 모면하려는 시도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감독의 계획이 실전에서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흔들려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 경우 축구협회가 전면에 나선 경우가 거의 없었던 과거를 고려하면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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