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맨들이 속속 무너졌다… '8실점' 韓 마운드, 불운인가 이게 실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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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은 2월 중순 미 애리조나주 투손에 모여 본격적인 팀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궂은 날씨가 대표팀의 발목을 잡았다.
30년 만의 이상 기후라고 했다. 2월 초를 지나 중순쯤이 되면 그래도 밝아지고 더워져야 할 투손의 날씨가 영 엉망이었다. 눈보라가 치는 등 선수들의 훈련 환경이 제한됐다. 비까지 내려 잡아놨던 연습경기가 취소되기도 했다. 모두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모든 선수들이 다 어려움을 겪었지만, 더 큰 문제는 투수들이었다.
시즌 전이라 투수들의 몸 상태가 다 올라오지 않은 건 당연했다. 따뜻한 날씨에서 연습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렸어야 했는데 전혀 그러지 못했다. 가뜩이나 몇 차례 없었던 기회가 어두운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이강철 감독도 투수들의 컨디션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을 정도였다.
그래도 선수들의 준비 상태를 믿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준비를 못한 불운이 겹친 것인지, 아니면 한국 투수들의 수준이 세계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인지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본선 1라운드 B조 호주와 첫 경기에서 7-8로 졌다. 타선도 문제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여러 플레이도 문제였지만 8점을 내준 마운드가 가장 큰 문제였다. 모든 투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구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장타까지 허용하며 모든 구상이 꼬였다.
선발 고영표가 3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1회를 제외하면 주자가 계속 나갔다. 결국 4회 1점을 내줬고, 5회 홈런을 맞아 추가점까지 허용했다. 4⅓이닝 동안 2실점이 그렇게 나쁜 투구는 아니었다. 그래도 타격 부진과 맞물려 다소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
이어 던진 투수들의 컨디션도 그렇게 좋지 않았다. 원태인 정철원은 실점하지 않았으나 깔끔한 내용까지는 아니었다. 4-2로 앞선 7회 마운드에 올라온 소형준이 첫 두 타자에게 출루를 허용하며 1사 2,3루에 몰렸다. 위기를 진화하려 올라온 김원중은 2사 후 글렌디닝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았다. 변화구가 높게 몰렸다. 선수도 던지고 깜짝 놀랐을 법한 실투였다.
1점차라 아직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8회 1사 후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이 충격의 3실점을 했다. 선두 윈그로브에게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맞았고, 웨이드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맞아 2,3루에 몰렸다. 실점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퍼킨스에게 좌월 3점 홈런을 맞고 4-8까지 점수차가 벌어졌다. 여기서 경기 흐름이 호주로 넘어갔다.
8회 3점을 만회했고, 이용찬이 9회까지 고군분투했지만 이미 허용한 점수가 너무 많았다. 경기 중반 이후로만 호주의 홈런포에 6점을 내주고 그대로 무너졌다. 대표팀 투수들의 저조한 컨디션 속에 경기는 손쓸 새도 없이 패배로 끝났다. 10일 일본전은 한국 마운드의 현 주소를 조금 더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는 한 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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