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발전 없는 韓 야구…日은 '160㎞' 오타니·사사키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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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김민경 기자] "한국은 일본 타선을 진정시킬 투수를 찾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의 한일전 관전평이다. 한국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일본과 경기에서 4-13으로 참패했다. 9일 상대적 약체라 평가했던 호주에 7-8로 역전패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7, 8회 콜드게임 패배 위기까지 내몰렸다.
경기 스코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한국은 이틀 연속 마운드 붕괴로 경기를 내줬다. 호주전은 양의지의 3점 홈런과 박병호의 1타점 적시타로 4-2로 앞서다 김원중과 양현종이 차례로 3점 홈런을 얻어맞는 바람에 고개를 숙였고, 일본전은 양의지의 투런포와 이정후의 1타점 적시타로 3-0 리드를 잡자마자 누구랄 것도 없이 투수들이 죄다 난타를 당해 13실점 재앙으로 이어졌다. 김윤식, 구창모, 이의리 등 좌완 계보를 이어야 할 영건들은 일본 타선의 기세에 밀려 볼만 던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MLB.com은 "한국은 일본 타선을 잠재울 투수를 찾지 못했다. 투수를 10명이나 기용했는데, 어떤 투수의 직구와 변화구도 일본 타선의 수수께끼를 풀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WBC는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는 유일한 야구 국제대회다. 한국 야구의 진짜 세계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인데, 한국은 2009년 대회 준우승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3년 2승1패, 2017년 1승2패로 1라운드 탈락의 쓴맛을 봤다. 이후 2020 도쿄올림픽 노메달 등 국제대회 성적이 계속해서 좋지 않자 야구계 안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야구는 14년째 발전 없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특히 마운드에서 세계와 격차를 실감하고 있다. 야구 강국인 미국과 일본은 둘째 치고 호주, 중국에서 뛰는 마이너리그 출신 투수들도 150㎞ 중반대 공을 쉽게 던지는 투수가 나오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 투수 대부분 구속이 140㎞ 중후반대에 머물렀고, 곽빈과 이의리는 구속은 150㎞를 넘겼으나 스트라이크를 던지질 못했다. 선발투수 김광현을 제외하면 그나마 확실한 결정구가 있는 원태인(2이닝)과 박세웅(1⅓이닝)이 1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이강철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좋은 투수들인데, 자기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쌓아서 다음 경기에는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선수들을 감쌌지만, 누구 하나의 불운이 아닌 한국 마운드의 암울한 현재라는 것을 냉정히 받아들여야만 했다.
일본 마운드와 격차는 상상을 초월했다. 일본은 구속 150㎞를 못 넘기는 투수가 거의 없고, 오타니 쇼헤이와 사사키 로키 등은 시속 160㎞도 우습게 넘긴다. 그리고 모든 투수가 포크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 구사력까지 빼어나다. 한국에는 그런 오타니와 사사키가 없었다.
한국은 그래도 지금 KBO리그에서 가장 공을 잘 던진다는 투수들로 엔트리를 채웠다. 최고 유망주라 평가받고, 몸값을 100억 또는 그 이상을 받는 투수들이 합류했다. 그런데 국제대회 마운드에서는 자기 공 하나 못 던지고 줄줄이 고개를 숙였다. 세계와 벌어진 격차를 어떻게 좁혀야 할지 감도 오지 않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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