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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취미라고? 체코 대표팀에 실례…10년 넘게 함께한 '원팀'이다

작성일: 2023.03.12 06:00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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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코 WBC 대표팀이 본선 첫 경기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 체코야구협회 홈페이지
▲ 체코 WBC 대표팀이 본선 첫 경기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 체코야구협회 홈페이지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체코 대표팀은 프로야구 선수로 이뤄진 팀이 아니다. 각자 직업이 있고, 퇴근 후에 모여 훈련을 한다. 그런데 어떻게 시속 160㎞ 넘는 공을 받아칠 수 있을까. 

체코 대표선수들이 '투잡'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한국의 사회인 야구 선수와 비교되기도 하고, 심지어 '취미생활'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이 선수들에게 야구가 취미라고 말하는 것은 실례다. 

전임 마이크 그리핀 감독은 캐나다 출신으로 9년이나 체코 야구의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 밑그림을 그렸다. 한 나라가 누군가의 취미생활을 이렇게 오랫동안 진지하게 지원하지는 않는다. 그리핀 감독의 전략이 성공을 거두면서 체코는 네덜란드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세계랭킹이 높은 팀이 됐다.  

청소년 시절부터 야구를 시작해 꾸준히 국제대회를 경험한 선수들이 지금 체코 국가대표다. 이들이 뛰는 엑스트라리가는 8개 팀으로 이뤄진, 나름의 체계를 갖춘 리그다. 마이너리그 경험자도 여러 명이고, 최근에는 미국 대학리그에서 뛰면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11일 일본전에 등판한 온드레이 사토리아는 2013년 18세 이하 야구월드컵과 2016년 23세 이하 야구월드컵 등 9차례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국제대회에 참가한 선수다. 12일 한국이 상대할 루카스 에르콜리는 2012년 서울에서 열린 18세 이하 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 등 4차례 국제대회 경험을 보유했다. 

포수 마르틴 세르벤카는 2021년까지 뉴욕 메츠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뛰었다. 더블A에서는 올스타에 선정된 적도 있다. 마이클 코발라는 조지아공대 입학을 앞둔 유럽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투수다. '투잡'이라는 말은 이들의 인생에서 일부일 뿐이다.  

이번 체코 대표팀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파벨 하딤 감독과 선수들의 관계다. 하딤 감독은 신경과 의사이면서 야구 지도자다. 2012년 21세 이하 유럽선수권대회, 2014년 21세 이하 야구월드컵에서 체코 감독을 역임했다. 이후 체코야구협회 육성담당으로 일하다 2021년 성인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지금 체코 국가대표들은 모두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하딤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체코 야구협회가 하딤 감독을 선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딤 감독은 "우리는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사이"라고 자부한다. 태어날 때부터 가족이라는 범주에 속했던 사이는 아니지만, 실제로 가족보다 더 가깝게 지내는 '실질적 가족'이라는 얘기다. 선수들도 이점에 큰 자부심을 갖고 WBC 예선에 참가했다.

"일주일 전에 만나 서로 이름도 모르고 뛰는(체코 다큐멘터리 '작은 나라, 큰 꿈')" 다른 유럽 팀처럼 본선 진출을 위해 미국 출신이나 라틴아메리카계 선수를 모아 '급조한' 팀이 아니라, 10년 동안 한 팀으로 뛰면서 같은 꿈을 꿨던 사이라는 자부심이다. 지금은 한국이 꼭 잡아야 할 상대지만, 이들의 열정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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