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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판이 고장난 줄 알았다… SSG 마무리 스피드업 비결, 믿음에서 시작됐다

작성일: 2023.04.04 14: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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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형 감독의 믿음에 구속으로 보답한 서진용 ⓒSSG랜더스
▲ 김원형 감독의 믿음에 구속으로 보답한 서진용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 마무리로 낙점된 서진용(31)이 1일 인천 KIA전에서 힘껏 공을 던지며 구속을 끌어올리자 더그아웃에서 지켜보고 있던 동료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시속 145㎞를 넘어, 146㎞, 148㎞까지 구속이 올라가자 다들 믿기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서진용은 과거에도 빠른 공을 던지던 투수였다. 148㎞가 낯선 투수는 아니다. 그러나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시즌 초반인 4월에는 구속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서진용도 스스로 인정했다. 서진용은 “더그아웃에서 아무도 (내 구속을) 안 믿었다. 심지어 나도 전광판이 고장난 줄 알았다”면서 “집에 가서 TV로 다시 보니까 그 구속이 맞더라”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서진용 스스로도 자신이 슬로스타터라고 한다.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라는 이미지와 다르게, 캠프 때는 130㎞대 중반의 공을 던지는 경우가 흔했다. 시즌 초반에는 보통 140㎞대 초반이 나오다가 5월 이후부터 점점 자기 구속을 찾아가는 패턴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스피드업의 속도가 예년보다 훨씬 빠르다.

많이 던진 팔을 겨울 동안 회복 및 훈련을 통해 철저하게 관리했다. 12월부터 캐치볼을 하며 일찌감치 시즌 준비에 들어간 게 득이 됐다. 서진용은 “지난 2년은 코로나 탓에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했는데, 올해는 따뜻한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한 것도 하나의 원인인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 바로 ‘믿음’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팀의 마무리가 누가 될지 화제를 모았던 플로리다 캠프 당시 공식적으로 마무리 투수를 지목하지 않았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서진용을 어느 정도 점찍은 상황이었다. 가장 마무리에 어울리는 선수라고 봤다. 서진용도 직간접적인 루트를 통해 그런 분위기를 알고 있었다.

사실 마무리 보직에서 실패를 몇 차례나 했던 선수다. 지난해에도 시즌 중반 마무리를 맡았지만 막판 페이스가 처지며 그 보직을 끝까지 가져가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자신을 믿어주는 김 감독이 고마웠다. 서진용은 “감독님이 믿어주시는데 첫 경기부터 140㎞를 던질 수는 없었다”는 말로 각오를 대변했다.

서진용은 리그 정상급 구종인 포크볼을 주무기로 한다. 2S 이후에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는 구종이다. 그러나 포크볼로만 타자를 상대할 수는 없다. 결국 2S까지 가는 길에는 반드시 빠른 공이 필요하고, 그래서 첫 경기부터 나온 148㎞의 숫자에는 기대감이 맴돈다. “아프지만 않으면 구속이 조금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서진용은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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