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러리 아트스페이스선에서 전시회를 여는 정은혜 작가. 제공|곽재선문화재단
▲ 갤러리 아트스페이스선에서 전시회를 여는 정은혜 작가. 제공|곽재선문화재단

[스포티비뉴스=김원겸 기자]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친숙해진 발달장애인 화가이자 연기자인 정은혜 작가가 올해 첫 전시회를 곽재선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갤러리 아트스페이스선에서 연다.

정은혜 작가는 5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아트스페이스선에서 열린 개막식에서 "저는 캐리커처를 그리는 작가 정은혜이고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영옥(한지민)이의 쌍둥이 언니 영희입니다. 제 전시회에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한 후 "따뜻함, 사랑, 우정 안에서 사람들을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으로 작품들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정 작가는 이날 반가운 봄비를 맞는 마음에 김현식 노래 '비처럼 음악처럼'을 즉석에서 부르기도 했다. 함께 참석한 만화가인 어머니 장차현실 작가는 "오늘 여기 와서 보니 은혜는 엄마의 사랑 속에서 자라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적 사랑 속에서 성장하는 사람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은혜뿐 아니라 예술을 하고 있는 많은 발달장애인 예술가에 대한 지지와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은혜 작가는 2005년 '다섯개의 시선'에서 단편영화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로 첫 연기를 선보였다. 최근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영옥(한지민 분)의 다운증후군 쌍둥이 언니 영희 역을 맡아 화제를 일으켰다.

정 작가는 2013년부터 어머니가 운영하는 미술학원에서 청소일을 돕다가 자연스레 그림을 배우게 됐다. 생후 3개월에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고 학교를 제대로 다닌 적이 없지만, 어머니는 단번에 그의 재능을 알아봤다.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24살 때부터다. 경기 양평군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니 얼굴'이라는 이름으로 캐리커처를 그려왔다. 드라마 출연 이후로는 인기가 많아져 캐리커처를 그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정 작가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는 60여점을 한 자리에 모았다. 작가의 말처럼 "따뜻함, 사랑, 우정 그 안에서 사람들을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한 작품들이다.

첫 작품인 '향수 푸는 외국모델'(2013)을 비롯해 가장 많이 알려진 자화상 '니 얼굴 은혜씨'(2019), 어머니를 그린 '엄마 장차현실'(2018) 등을 볼 수 있다. 그의 얼굴에 비친 주변의 인물과 동물들을 알록달록 예쁜 색감에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전시명 '포옹'처럼 서로 보듬어 안은 모습을 담은 작품들도 눈에 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신개념 아트 버라이어티쇼 노머니노아트 프로그램(진행 전현무)에서 최초로 선보인 '은혜씨가 사랑한 것들' 작품을 볼 수 있다.

곽재선 문화재단은 편견을 허물고 주변 사람을 아우르는 따뜻함을 선사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전시에는 할리스, 한국자금중개㈜, 신한은행이 함께 했으며, 전시 수익 일부는 장애인 예술 지원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곽재선 문화재단은 재단 이사장이자 설립자인 KG그룹 곽재선 회장의 이름을 문화재단의 명칭으로 사용한다. 곽 이사장은 그동안 일방적 문화 전달이 아닌, 관계와 소통 속에서 존재하는 문화의 힘을 만들기 위해 문화대상 등 공연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예술 지원 활동을 펼쳐왔다.

곽 이사장은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나눔의 확산·기부에 적극적인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작게 시작했던 일이 주변의 도움으로 재단을 설립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대중과 가까이 호흡하는 문화의 장을 만들고, 다양한 문화공헌 활동을 통해 공익법인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주고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해 함께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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