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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닝 또 위닝…초보 감독 이승엽의 뚝심, 출발이 좋다

작성일: 2023.04.10 12:5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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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 두산 베어스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참고, 참고, 또 참았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초보 지도자답지 않은 인내심과 견단력을 발휘하고 있다. 당장 놓친 1승이 뒷날 두산의 5강 싸움에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지만, 어쨌든 144경기 전체를 보는 경기 운영을 하고 있다. 그렇게 지난주 2연속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며 사령탑으로 첫걸음을 순탄하게 내디뎠다. 

두산은 10일 현재 5승3패 승률 0.625로 NC 다이노스(5승3패)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1위 SSG 랜더스(5승1패), 2위 LG 트윈스(6승2패)와는 1경기차다. 전문가들은 개막을 앞두고 두산의 5강 진입을 부정적으로 봤지만, 일단 시즌 초반 상위권에 안착하면서 왕조 재건을 위한 발판은 마련해뒀다. 두산은 롯데 자이언츠와 개막 시리즈 1승1패, NC와 지난 주중 3연전 2승1패, KIA 타이거즈와 주말 3연전 2승1패를 기록했다. 

100% 전력이 아닌 가운데 승수 쌓기에 성공했다. 두산은 스프링캠프 도중 2선발 딜런 파일이 골타박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고민이 깊었다. 외국인 원투펀치는 팀 전력의 절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 설상가상으로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지난 1일 롯데와 개막전에서 4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면서 분위기가 가라앉는 듯했다. 

그런데 알칸타라가 무너진 경기를 연장 11회 12-10 끝내기 승리로 잡으면서 두산은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지난 시즌에는 전력 외였던 김동주, 박치국, 최지강, 고봉재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타선에서는 매일 주인공이 바뀌는 와중에도 호세 로하스, 김재환, 양의지, 양석환 등 주축 타자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개막 유격수로 시즌을 맞이한 이유찬은 빼어난 작전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타선에 짜임새를 더하고 있다. 

이제 8경기지만, 이 감독의 유연하면서도 냉철한 판단이 지금까지는 통하는 듯하다. 이 감독은 라인업 변화나 투수 기용을 논할 때 꼭 코칭스태프를 언급한다. 감독 본인의 판단도 중요하지만, 감독보다 훨씬 더 가까이서 선수들과 소통하고 상태를 지켜보는 코치의 의견을 중시하고 있다. 당장 타격감이 좋지 않아 보이는 선수는 타순을 조정해주고, 심한 경우에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볼 시간도 준다. 양석환, 로하스, 강승호 등이 그랬다. 덕분인지 양석환과 강승호는 타율을 3할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컨디션을 되찾아가고 있다. 

투수 운용은 정재훈 투수코치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 1일 롯데와 개막전 9회초 마무리투수 홍건희가 9-9 동점을 허용하자 한 박자 빠르게 박치국을 투입한 게 대표적이다. 박치국은 이날 1⅔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놨다. 이 감독은 이 장면과 관련해 "내가 아니라 정재훈 코치가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나는 그래도 마무리투수니까 기회를 더 줘야 되지 않나 갈팡질팡했다. 그런데 바꾸겠다고 해서 바꾸라고 했다"며 절묘한 투수 교체의 공을 정 코치에게 돌렸다. 

이 감독은 8일 광주 KIA전에서 6-7로 석패할 때는 "참고, 참고, 또 참았다"고 했을 정도로 인내심을 발휘했다. 6-6 동점 상황에서 맞이한 9회말. 마무리 투수 홍건희 카드를 손에 꽉 쥐고 끝내 꺼내지 않았다. 홍건희는 이날까지 등판하면 3연투라 시즌 전체를 보면 무리가 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팀이 확실히 승기를 잡았으면 무리해서 3연투를 시켰겠지만, 동점이라 박신지를 올렸고 결과는 1점차 끝내기 패배였다. 

대신 이 감독은 현재 1선발급 구위를 자랑하는 곽빈이 마운드에 나서는 9일 경기를 반드시 잡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곽빈이 3선발이지만, 1선발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좋은 투구를 했다. 정철원과 박치국, 홍건희는 휴식을 취했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이 뜻은 선수단에도 그대로 전달돼 3-2로 신승하며 2연속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유연하게 144경기를 치르겠다는 초보 감독의 뚝심은 결과적으로 팀에 지금까지 5승을 안겼다. 계약 기간인 3년 안에는 팀을 한국시리즈 무대로 올리겠다고 다짐했던 이 감독. 지금 페이스를 이어 사령탑 데뷔 시즌부터 KBO리그의 판을 흔들어 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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