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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보다 안정, '국가 대표 내야수' 꿈꾸는 두산 류지혁

작성일: 2016.06.18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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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준(오른쪽)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류지혁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국가 대표 유격수, 아니 국가 대표 내야수가 되고 싶다."

1년 전과 똑같은 마음이었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류지혁(22)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만났을 때 "사람들이 보기에 편안한 수비를 펼치는, 제게 어떤 땅볼이 와도 모두 범타로 처리할 수 있는 내야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 시즌 1군에서 뛰면서 몇 차례 화려한 수비로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수비는 지난달 18일 열린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나왔다. 1루수로 나선 류지혁은 9회 김호령의 파울 타구가 1루 불펜 쪽으로 넘어가는 걸 낚아채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지난 12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3회 손아섭의 타구를 잡은 뒤 몸을 돌려 1루로 송구하는 호수비를 펼쳤다.

좋은 수비였지만 스스로 만족하지 않았다. 멋진 수비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려운 수비도 쉬워 보일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게 더 중요했다.

"아직 '이건 내가 봐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수비는 없었다. 다른 형들 같았으면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걸 저는 어렵게 한 거다. KIA전에서 1루 불펜 쪽으로 넘어갈 뻔한 공을 잡은 건 운이었다. 롯데전에서 돌아서 던진 수비는 타구 판단을 빨리 했으면 편하게 잡을 수 있었는데 어중간한 바운드에서 잡아서 그런 거다."

▲ 류지혁 ⓒ 두산 베어스
내야는 물론 외야까지 자신 있다고 할 정도로 수비에 욕심이 많다. "국가 대표 내야수가 되고 싶다"는 말에 국내 최고가 되고 싶다는 뜻이 담겨 있다. 선발 욕심은 없는지 묻자 "아직은 배울 단계"라고 말한 류지혁은 "고등학교 때 TV로 본 형들이랑 같이 뛸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1군에서 계속 배우면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대수비 요원으로 뛰고 있는 것만으로도 1군 생활은 행복하다. 류지혁은 "가장 좋은 점은 많이 배울 수 있는 거다. (오)재원이 형, (김)재호 형, (허)경민이 형 모두 궁금한 게 있을 때 물어보면 잘 알려 주신다. 또 다들 국가 대표 내야수니까 같이 야구를 할 수 있는 거 자체로 정말 행복하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코치님들께서 제 틀을 잡아 주셨다면, 1군에서는 제가 나갈 방향을 형들이 옆에서 잡아 주신다"고 설명했다.

롤모델은 같은 팀 유격수 김재호다. "제가 본 유격수 가운데 수비를 가장 잘한다"고 이유를 밝힌 류지혁은 "제 앞에서 수비 연습을 하는 것만 봐도 도움이 된다. (김)재호 형이 타구 처리하는 걸 눈 앞에서 직접 보고, 형 뒤에서 따라 하면 바로 조언해 주신다"고 덧붙였다.

▲ 매니 마차도(오른쪽) ⓒ Gettyimages
류지혁은 1년 전 메이저리그 선수 가운데 롤모델로 김현수(29,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팀 동료인 내야수 매니 마차도(24)를 꼽았다. 마차도는 호쾌한 장타력과 빠른 발을 자랑하면서 볼티모어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다. 류지혁은 요즘도 마차도의 플레이를 챙겨 본다.

"볼티모어 주전 유격수(JJ 하디)가 부상(왼쪽 다리 뼈에 금이 갔다)으로 빠지면서 요새 유격수로 나오는데 유격수 수비도 잘하더라. 몸이 정말 유연하고 판단력, 그리고 어깨가 정말 좋다. 한국 사람이 보기에 건방져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라는 자신감이 있으니까 나오는 플레이인 거 같다."

타격은 숙제로 남았다. 주로 대수비로 출전해 41경기 31타석에 그쳤는데, 타율 0.207를 기록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 1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훈련할 때 류지혁을 불러 타격을 지도했다. 어떤 조언을 들었냐고 묻자 "갖고 있는 능력은 괜찮은데 왜 그렇게 주눅 들어서 하냐고 하셨다. 크게 크게 하라고 하셨다. 나가서 기죽지 말라고, 고개 숙이는 거 제일 싫어하신다"며 "앞으로 더 자신 있게 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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