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 ⓒ 연합뉴스
▲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 “많이 던지면 탈 난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최근 학교폭력 관련 혐의를 벗고 1군에 복귀한 투수 이영하(26)에 관해 얘기했다.

이영하는 지난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서 294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섰다.

긴 시간 1군에서 공을 던지지 못했지만, 감각은 여전해 보였다. 팀이 3-13으로 뒤처진 8회말 구원 투수로 나서 1이닝 1피안타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보였다. 포심 패스트볼 최구 구속은 149㎞까지 나왔고, 주무기 슬라이더(4구)도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으로 향하며 상대 타자를 얼어붙게 했다.

이영하는 최근 1군 복귀 후 인터뷰에서 “올해는 욕심을 버렸다. 선발은 욕심인 것 같다. 빨리 불펜으로 던져서 많이 던지고 싶다. 또 많이 이기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후 빠르게 1군에서 많이 던진 기회가 찾아왔다. 셋업맨 정철원(24)이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술자리 논란으로 자숙을 목적으로 퓨처스리그로 향해 공백이 생겼고, 팀은 그 빈자리에 이영하를 활용하기로 했다.

▲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영하가 무리하지 않고 페이스를 끌어올리길 원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영하가 무리하지 않고 페이스를 끌어올리길 원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많이 던지고 싶은 선수의 바람에도 이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선수의 열정은 인정하지만, 오래 쉬었던 만큼 차근차근 단계별로 감각을 되찾길 바랐다. 사령탑은 4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많이 던지면 탈 난다”라며 조금씩 페이스를 높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괜히 의욕만 앞서다가 또 다치면 안 된다“고 얘기했다.

이어 294일 만에 1군 복귀전에 관해 “괜찮았던 것 같다. 예전에 17승을 한 투수니 부담 없이 본인의 투구를 한 것 같다. 우리 생각대로 준비를 잘한 것 같다. 100% 만족이 있겠느냐만, 나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도 많이 던졌고, 구위도 괜찮고, 스피드도 좋았다. 좀 더 중요한 상황에서 던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영하가 돌아와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만약 오늘(4일) 연투하더라도, 내일(5일) 휴식이 있으니 2연투는 문제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영하는 4일 경기에도 나섰다. 팀이 2-4로 뒤처진 5회말 1사 2루에서 김명신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다. 이후 실책과 볼넷을 허용해 1사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이호연을 2루수-유격수-1루수 방면 병살타로 처리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2루타와 고의사구 하나를 내줬지만, 배정대와 김상수 등 까다로운 타자를 잘 처리하며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최종 성적은 1⅓이닝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투구수와 이닝수를 점점 끌어올리며 감각을 조율했다.

이영하는 2019시즌 17승을 달성하며 팀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시간이 지나도 기대치는 변하지 않고 있는 상황. 최근 팀 사정상 이영하에게 많이 의지해야 할 두산이기에 차근차근 한 걸음씩 이승엽 호에 스며들길 바라고 있다.

▲ 이영하는 팀 투수진에 한축을 맡아야 한다. 팀은 그가 서서히 1군에 적응하길 기다리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이영하는 팀 투수진에 한축을 맡아야 한다. 팀은 그가 서서히 1군에 적응하길 기다리고 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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