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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시장 ‘대불펜 시대’ 개막… 첫 주자 함덕주-김재윤-홍건희, 유혹의 대가는 얼마?

작성일: 2023.08.29 07:52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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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기량과 낮은 보상 등급 덕에 폭발적인 인기가 예상되는 함덕주 ⓒ 곽혜미 기자
▲ 좋은 기량과 낮은 보상 등급 덕에 폭발적인 인기가 예상되는 함덕주 ⓒ 곽혜미 기자
▲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김재윤 ⓒ곽혜미 기자
▲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하나로 손꼽히는 김재윤 ⓒ곽혜미 기자
▲ 마무리와 중간 경력을 모두 갖추고 있는 홍건희 ⓒ 두산 베어스
▲ 마무리와 중간 경력을 모두 갖추고 있는 홍건희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8월 19일과 2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 연이틀 등판해 1승1세이브를 기록한 팀 마무리 김재윤(33)의 구위에 혀를 내둘렀다. 2019년 팀에 부임한 이 감독도 김재윤을 오랜 기간 곁에서 지켜봤지만, 근래 봤던 구위 중 가장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재윤은 원래 묵직한 구위로 명성을 날린 선수다. KBO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발돋움한 원동력의 절대적 지분을 차지한다. 실제 포심패스트볼의 구속은 물론 수직 무브먼트 모두 좋다.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가 밀리기 일쑤다. 그런데 이 2경기는 특별히 더 좋았다는 게 이 감독의 칭찬이었다. 김재윤은 좋은 구위와 별개로 구속은 140㎞대 중‧후반에 형성된다. 그런데 이 2경기에서는 시속 150㎞를 훌쩍 넘는 강속구를 찍어 누르기도 했다.

이 감독은 “공이 차고 들어오는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고 놀란 그 심정을 그대로 설명했다. 그렇다면 비결은 무엇일까. 물론 성실한 자기 관리와 원래 가지고 있는 기량이 주된 힘이다. 여기서 이 감독은 “FA로이드 아닐까요?”라고 껄껄 웃으면서 장난스럽게 하나의 요건을 덧붙였다.

FA는 선수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사실 드래프트로 입단하는 선수들은 팀 선택의 자유도 없고, 한 번에 목돈을 당길 기회도 없다. FA가 되면 어느 팀이든 협상이 가능하고,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FA 직전 시즌 성적이 계약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에 이 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굉장히 중요하다. 없던 동기부여도 절로 생기고, 실제 경력 최고의 시즌을 만드는 선수들도 제법 있다. ‘FA로이드’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김재윤도 이를 부인하지는 않을 법하다.

지금은 양상이 좀 달라졌지만, 예전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은 사서 쓰고, 불펜은 키워 써라”는 말이 있었다. 실제 서로의 영역에서 같은 급이라고 가정하면 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선발 투수의 가치는 대개 불펜 투수보다 훨씬 높다. 불펜 투수들의 계약이 총액 1억 달러를 돌파한 것도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불펜 투수들은 아무래도 부하에서 자유롭지 않다. FA 자격을 얻을 정도의 경력이라면 이미 많은 이닝을 그것도 단기간에 던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급격한 기량 저하 가능성을 내포한다. 하지만 선수 풀이 넓은 메이저리그와 달리, KBO리그는 특급 불펜 투수들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어왔다. 같은 급이라고 하면 불펜 투수들도 선발에 못지않은 대우를 받곤 했다. 이는 KBO리그 FA 시장의 역사가 증명한다.

▲ 함덕주는 부상만 없다면 다양한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등판할 수 있는 만능키다 ⓒ곽혜미 기자
▲ 함덕주는 부상만 없다면 다양한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등판할 수 있는 만능키다 ⓒ곽혜미 기자
▲ 김재윤은 묵직한 패스트볼과 풍부한 전업 마무리 경력이 최고 매력이다 ⓒ곽혜미 기자
▲ 김재윤은 묵직한 패스트볼과 풍부한 전업 마무리 경력이 최고 매력이다 ⓒ곽혜미 기자

그리고 이제 흥미로운 시대가 열린다. FA 시장에 리그를 대표하는 불펜 투수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올 시즌 뒤가 시작이다.  나이와 기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불펜 최대어로는 대개 3명의 선수가 뽑힌다. 김재윤(kt), 함덕주(LG), 홍건희(두산)가 그들이다. 이미 KBO리그에서 좋은 실적을 쌓은 불펜 투수들이다. 

김재윤은 28일 현재 KBO리그 통산 468경기에서 43승31패161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한 정상급 마무리다. 2020년 21세이브, 2021년 32세이브, 지난해 33세이브, 올해도 벌써 24세이브를 기록했다. kt 마무리 투수의 역사를 모조리 가지고 있다.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는 선수고, 특별한 부상 없이 성실하게 던졌다는 건 플러스다. 올해 성적도 좋다. 46경기에서 24세이브를 수확하며 평균자책점 1.93의 개인 최고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긋지긋한 부상에서 돌아온 함덕주(28)는 드디어 트레이드 당시의 기대치를 충족하기 시작했다. LG 불펜의 마당쇠이자, 중요한 순간을 지배하는 선수다. 올해 57경기에서 55⅔이닝을 던지며 4승4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1.62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부상 여파에서 탈출했음을 증명했고, 상황을 가리지 않고 나설 수 있는 선수임을 재증명했다. 게다가 함덕주는 보상 등급이 가장 아래인 C등급이다. 폭발적인 관심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있다.

홍건희(31)는 2020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뒤 불펜에서 꽃을 피웠다.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건강하게 던졌다. 2020년 이후 37개의 홀드와 44개의 세이브를 거뒀다. 셋업맨 혹은 마무리로도 활용할 수 있는 선수다. 올해 49경기에서도 22세이브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3.04을 기록했다. 근래 들어 페이스가 처지기는 했으나 어쨌든 보여준 건 있는 선수다. 아직 나이도 많지 않다.

C등급인 함덕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보이는 가운데 검증된 마무리가 필요한 팀이라면 김재윤에도 눈독을 들일 수 있다. 홍건희는 중간과 마무리 모두가 가능하다. 모두 매력적인 선수들이고, 팀에 있으면 좋을 선수들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 FA 시장에 나온다면 불펜 역대 최고액을 쓸 가능성도 있는 고우석 ⓒ곽혜미 기자
▲ FA 시장에 나온다면 불펜 역대 최고액을 쓸 가능성도 있는 고우석 ⓒ곽혜미 기자
▲ 올해 구원왕 등극 가능성이 높은 서진용은 내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다 ⓒ곽혜미 기자
▲ 올해 구원왕 등극 가능성이 높은 서진용은 내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다 ⓒ곽혜미 기자

다만 보상에 대한 손익 계산, 불펜 투수들의 상대적으로 짧은 수명을 걱정하고 경계하는 시선도 분명히 있다. 실제 FA 시장 초창기와 달리, 시간이 가면 갈수록 많은 구단들이 외부 불펜 FA 영입은 꺼리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그래서 더 흥미로운 시장이다. 

이 선수들의 계약은 같이 나올 일부 베테랑 불펜 투수들의 계약에도 영향을 준다. 또 앞으로 나올 특급 불펜 투수들의 시장가에도 참고 대상이 된다. 2024년 시즌까지 모두 정상적으로 마친다고 가정할 때, 최대어인 고우석(LG), 올해 세이브 1위인 서진용(SSG),  ‘배트맨과 로빈’ 구승민 김원중(이상 롯데),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이 가능한 임기영과 셋업맨인 장현식(이상 KIA) 등이 FA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2025년 시즌 뒤에는 역시 최대어 조상우(키움)가 있다. 이들도 올해 시장을 유심히 지켜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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