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에서] 선발투수로 15명이 나섰다…보직 없는 한화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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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성적이 좋은 팀은 선발진이 확실하다. 2일 현재 KBO 리그 선두 두산은 52승 가운데 선발투수들이 44승을 책임졌다. 2위 NC는 40승 가운데 30승이 선발승이다.
반면 최하위 한화는 사정이 다르다. 선발진이 거둔 승리가 9승에 불과하다. 1위 두산과 차이가 현격하며, 9위 kt보다도 무려 9승이 적다.
한화는 지난해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면서 대대적으로 전력 보강을 했다. 지난 겨울 정우람 같은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에다가 선발과 불펜에 전천후 기용이 가능한 심수창을 데려오면서 마운드에 깊이를 더했다. 2015년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권혁 송은범 배영수를 더하면 5명이 새 투수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 "투수가 없다"면서 보직 개념을 희미하게 만들었다. 2일 현재 한화 1군 엔트리에 있는 투수 가운데 선발 등판이 없는 이는 정대훈 권혁 정우람 단 세 명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15명을 선발로 썼다. 부상 병동인 삼성보다 5명이 더 많다.
또 선발투수 송은범은 지난달 26일 선발로 보내고 이틀 뒤, 또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2경기 연속 선발 등판은 2002년 최향남 이후 14년 만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당시 감독 역시 김성근이었다.
한화는 시즌 초반에 뒤엉킨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이 개막하기 전 에스밀 로저스, 안영명 등이 부상으로 1군에 합류하지 못했다. 김재영 김민우 송은범, 알렉스 마에스트리 네 명으로 선발진을 꾸린 결과는 처참했다. 4월을 승률 0.261(6승 17패)로 마감했다.
김 감독은 투수들을 믿지 못했다. 거의 매 경기 한국시리즈를 하듯 '퀵 후크'(3실점 이하를 기록하고 있는 선발투수를 6이닝 이전에 교체하는 작전)를 강행했다. 곧바로 불펜 투수들을 쏟아부어 총력전으로 이어 갔다. 임시 선발은 물론 외국인 투수도 예외가 아니었다.
무리한 마운드 운용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지난달 29일 고척 넥센전에서 권혁은 7-0으로 앞선 5회 등판했다. 베테랑 박정진과 최근 한화 마운드에서 가장 페이스가 좋은 장민재가 10점 차를 지켰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누누이 "내 투수 교체에는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필승조, 추격조, 패전조 경계가 없는 교체에 의문만 키운다.
두산에 1-4로 진 2일 경기는 2016년 시즌 한화 야구 축약판이었다. 보직이 완전히 엉켰다. 선발투수 송신영이 공 19개를 던지고 강판 됐다. 비로 취소된 전날 경기 선발투수였던 이태양이 세 번째 투수로 올라 공 8개를 던졌다. 이제는 선발로 쓰겠다던 장민재를 네 번째 투수로 기용했으며, 마무리 정우람은 1-2로 뒤진 8회 2사 실점 위기가 아닌 1-4로 점수가 벌어진 9회 등판했다.
한화 마운드를 둘러싼 쓴소리에 김 감독은 "OB나 SK 시절에도 나는 이렇게 했다. 그런데 당시에는 말이 없다가 지금은 왜 이렇게 지적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팀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일단 지적하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기록은 물론 코치진 변경에서 보이듯 마운드 문제는 확연하다. 한화는 올 시즌 유일하게 투수 코치 보직을 두 차례나 바꿨다. 고바야시 세이지 메인 코치와 이상군 불펜 코치 체제로 개막을 맞이했다가 9경기 만에 정민태 투수 코치를 메인으로 올렸다. 고바야시 코치는 마운드 운용에 대한 감독과 의견 차이를 토로하며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2일 정민태 투수 코치와 이상군 불펜 투수가 또 보직을 바꿨다.
후반기 재도약 선결 과제는 단연 마운드 안정화다. 새 외국인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는 빠른 공을 앞세워 데뷔전에서 승리를 챙기는 등 가능성을 보였다. 로저스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이 진행되고 있다. 김 감독은 2일 경기를 앞두고 김경태, 김용주 등을 직접 점검했다.
지난해 65만7,385명이 입장하며 구단 역사상 한 시즌 홈 경기 최다 관중 수를 경신한 한화는 올 시즌 37경기를 하는 동안 지난해 대비 6%가 증가한 33만7,144명을 기록하며 여전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화가 좋지 않은 성적에도 변함없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내일이 있는 야구'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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