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합의 판정의 세계②] 메이저리그 ‘인스턴트 리플레이’, 신속 판단이 핵심

작성일: 2016.07.04 06:00 문상열 특파원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합의 판정을 진행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심판진
[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 문상열 특파원] 메이저리그 기자실과 클럽 하우스에는 심판 판정을 번복할 수 있는 조건 등이 벽에 붙어 있다. ‘INSTANT REPLAY PROCEDURES’가 공식 명칭이다. 감독은 이 절차에 따라 ‘챌린지’를 할 수 있다.

미국의 모든 메이저 종목은 ‘인스턴트 리플레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도입 취지는 오심을 줄이고 심판의 잘못된 판정으로 선수·팀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미국 프로 농구(NBA)는 전, 후반 종료 2분을 남겨 두고 마지막 터치가 누구였는지 애매한 상황에서 볼이 엔드라인을 벗어날 때는 자동적으로 인스턴트 리플레이다. 대학 미식축구에도 인스턴트 리플레이를 실시하고 있다.

초창기 인스턴트 리플레이의 반대파들은 이 제도의 문제점으로 경기의 흐름을 끊는 경기 지연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메이저리그는 인스턴트 리플레이 제도를 정착하면서 거액의 투자를 했다. 감독의 챌린지가 나오면 신속하게 결정한다. 기자실에서는 기록원이 감독의 챌린지가 선언된 뒤 2차 판정이 나올 때까지 몇 분이 걸렸는지 발표한다. 이게 핵심이다. 2014년 인스턴트 리플레이가 확대된 뒤 평균 소요 시간은 2분 7초였다. 지난해에는 1분 49초, 올해는 4월까지 기준으로 1분 54초다.

메이저리그는 뉴욕에서 현장에 있는 심판들과 오디오 소통으로 시간을 줄이고 있다. 지난주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해 워싱턴 내셔널스-LA 다저스전을 관전한 권두조 전 롯데 수석 코치는 “심판 판정 합의와 번복이 아주 신속하게 이뤄지는 게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전임 버드 셀리그, 현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경기의 스피드업에 열정을 쏟았다. 메이저리그는 미국 내 최고 인기 종목인 프로 미식축구(NFL), NBA와 경쟁해야 한다. 경쟁의 초점은 TV다. 인기에 따라 중계권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NFL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기 종목이라 엄밀하게 말하면 경쟁 상대가 아니다. 야구보다 크게 앞서 있다.

▲ 합의 판정을 진행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심판진
결국 NBA다. NBA는 애덤 실버 커미셔너가 부임한 뒤 2014년 10월 스포츠 전문 채널 ‘ESPN’, 터너 브로드 캐스팅 ‘TNT’와 9년 240억 달러(약 28조1,520억 원)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NBA의 천문학적인 TV 중계권 계약금은 메이저리그를 바짝 긴장하게 했다. MLB는 2012년 10월 8년 120억 달러 연장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중계권료만으로도 서열 3위로 밀린 셈이다. MLB 커미셔너가 시청자를 끌어 들이기 위해 경기 스피드업에 혼신의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벌어지는 인스턴트 리플레이는 뉴욕에서 총괄한다. ‘리플레이 오퍼레이션 센터’다. 메이저리그 리플레이 시스템의 중추다. 이들이 내세운 것은 한 명의 심판에 한 명의 테크니션이다. 인스턴트 리플레이에 의한 기술적인 판단을 완벽하게 이루겠다는 게 목표다. 아울러 리플레이 오퍼레이션 센터에서는 한 명의 심판 조장이 3경기를 실시간 중계로 체크한다. 수천만 달러의 비용이 투자됐다.

인스턴트 리플레이에서 빈번하게 감독이 챌린지를 하는 케이스는 다음과 같다. 포스 플레이, 태그 플레이, 페어 또는 파울, 캐치(원바운드성), 몸에 맞는 볼 등이다. 올해는 2루 베이스에서 과격한 슬라이딩을 금지한 ‘체이스 어틀리 룰’이 도입되면서 베이스러닝 관련 챌린지가 부쩍 늘었다. 베이스러닝 챌린지는 타이밍 플레이(아웃, 세이프 여부), 베이스 터치와 태그 업(이 플레이는 감독이 챌린지를 하기 전에 먼저 심판에게 어필해야 한다), 주자 추월, 홈 플레이트에서 충돌, 규정된 라인을 벗어난 베이스러닝, 더블플레이를 막으려는 슬라이딩 등이다.

이밖에 인스턴트 리플레이로 심판 판정을 번복할 수 있는 게 ‘경계(boundaries)’에서 플레이다. 그라운드 룰 더블(인정 2루타), 팬 인터피어, 스타디움에서 플레이(선수가 플레이 도중 관중석으로 들어갔을 때 동작) 등이 포함돼 있다.

감독의 챌린지에도 무시할 수 있는 심판 고유의 영역은 여전히 있다. 홈런, 스트라이크-볼 판정, 아웃, 득점, 부정행위, 룰 체크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인스턴트 리플레이 과정 세부 사항에 명시돼 있다.

이제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인스턴트 리플레이는 매우 자연스럽다. 판정이 번복됐다고 팬들이 심판에게 야유를 보내거나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없다. 심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오심은 룰 적용이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