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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그] '2그룹 잔류' 한국, 기적이었다

작성일: 2016.07.04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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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호하는 남자 배구 대표팀 한선수, 최민호, 서재덕, 정지석, 정성현, 김학민(왼쪽부터)ⓒ FIVB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기적이었다. 한국 남자 배구(세계 랭킹 23위)가 실낱같은 희망을 살리면서 2그룹에 잔류했다.

한국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대륙간 라운드 체코, 이집트,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3연승을 달리며 3승 6패 승점 9점으로 10위에 올랐다. 2그룹 12개국 가운데 최하위 포르투갈이 결선 라운드 개최국으로서 3그룹 강등을 면제 받아 2승 7패 승점 9점으로 11위에 머문 일본이 3그룹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 "자존심" 외친 한국, 말하는 대로

6연패에 빠진 한국이 3그룹으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인 듯했다. 그러나 선수단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김남성 남자 대표팀 감독은 "애초 목표는 2그룹 유지였다. 선수들이 실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3연전에서 뜻 있고 좋은 결과가 날 수 있도록 하겠다. 선수들은 국가 대표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2그룹에 잔류할 수 있도록 냉정하게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대표팀의 힘든 상황을 털어놨다. 김 감독은 "6연패했지만 우리 한국 선수들이 보여 준 저력은 감독으로서 90점을 주고 싶다. 일본에서 문성민과 곽명우가 부상으로 빠져 어려운 여건에 있었다. 캐나다로 옮긴 이후에는 모든 선수들이 시차 적응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버티고 있는 선수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90점'으로 표현했다. 김 감독은 "13명 선수들이 6경기 가운데 일본전을 제외한 5경기는 혼신을 다해서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선수들은 힘을 냈다. 3경기에서 72점을 뽑으면서 공격을 이끈 서재덕을 중심으로 한선수, 김학민, 정지석, 최민호, 박진우, 부용찬 등 모든 선수가 한마음으로 뭉쳤다. 그리고 반전 드라마를 쓰며 자존심을 지켰다.

▲ 정지석 ⓒ FIVB
◆ '물오른' 서재덕, '성장' 정지석

라이트 공격수로 나선 서재덕(27, 한국전력)은 문성민(30, 현대캐피탈)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채웠다. 서재덕은 140점을 올리면서 득점 부문 4위에 올랐고, 공격 성공률은 51.27%로 5위에 올랐다. 서브 에이스는 13개로(세트당 0.36개) 5위다. '국제용 선수'라는 별명에 걸맞은 기록이다.

자신감 있고 과감한 공격이 통했다. 서재덕은 2단 연결된 공도 빠르고 강하게 때리면서 득점으로 연결했다. 서재덕은 "라이트에서 뛰면 리시브를 받는 부담감이 없으니까 확실히 대표팀에서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그는 소속팀에서 주로 수비형 레프트로 나선다.

세터 한선수(31, 대한항공)와 호흡도 좋았다. 김 감독은 "서재덕의 공격 스타일이 한선수와 잘 맞는다. 대표팀에서 룸메이트라서 그런지 눈만 봐도 어떤 공이 올지 알 정도로 친하다. 그래서 더 잘하는 것 같다"고 했다.

막내 정지석(21, 대한항공)의 성장도 눈여겨볼 만했다. 기도 베르몰렌 네덜란드 감독은 한국에서 인상적인 선수로 정지석을 꼽았다. 베르몰렌 감독은 "18번(정지석)은 정신력이 강하고 좋은 레프트인 거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 감독 역시 "한 가지 큰 수확이 있다면 정지석이 리시브와 스피드 토스에서 좋은 기량을 뽐낸 것"이라고 했다. 

정지석은 "고등학교 때 TV로 보던 형들과 같이 뛰니까 영광이었다. 소속팀에 돌아가서 이번 대회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많이 배우고 간다. 형들 보고 배우고, 세계적인 선수들도 보고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하며 웃었다.

▲ 한선수 ⓒ FIVB
◆ 묵묵히 버틴 주장 한선수

한선수는 경기를 마친 뒤에는 어김없이 오른쪽 어깨에 아이싱을 하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2014년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상태가 온전하지 않다. 일본과 캐나다, 한국을 이동하면서 각 나라에서 3경기씩 연달아 치르는 일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 한선수는 세트당 세트 11.97개로 부문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 물었다. 한선수는 "다 힘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3경기씩 연달아 치르니까 선수들이 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바로 와서 쉴 시간이 없었다. 시차 적응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몸은 힘들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다. 한선수는 "오늘(3일) 경기는 힘들 거라 생각했다. 체력적으로 다 지친 상태라고 생각해서 선수들에게 마지막이니까 편한 마음으로 즐겁게 하자고 했다. 정신력과 집중력을 발휘해서 승리한 거 같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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